올 평균 원·달러 환율 1415.28원 '역대 최고'원자재 수입 의존도 높은 철강·석유화학 직격탄철강, 美 50% 관세·中 저가 공세 어려움 산적석유화학 에틸렌 스프레드 최저 … 손실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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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서는 '뉴노멀' 시대에 접어들면서 철강과 석유화학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서는 '뉴노멀' 시대에 접어들면서 철강과 석유화학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들 업종은 이미 글로벌 경기둔화와 중국의 물량 공세에 시름 중인데, 환율 급등에 따른 원자재 조달 부담이 더 커진 것으로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17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4일까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415.28원을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 1394.97원을 넘어선 역대 최고치로, 연평균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이에 1400원대 원·달러 환율이 뉴노멀(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강달러 기조는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철강, 석유화학 업종에 직접적인 비용 부담을 키운다. 이들 업종은 대부분 철광석, 나프타 등 달러로 결제되는 원자재를 수입해 제품을 생산 중으로, 환율 상승은 원가 부담을 키워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환율과 유가가 10% 동반 상승할 경우 기업 원가는 평균 2.8% 증가한다.국내 철강사들은 이미 올해 미국의 50% 고율 관세 부과와 중국산 저가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은 올해 초 철강·알루미늄에 각각 25%, 10% 관세를 부과했고, 6월에는 철강 관세를 50%까지 올렸다. 가뜩이나 중국발 저가 제품 공세에 온실가스 감축 의무 등으로 곤경에 빠진 철강 업계는 그야말로 관세 유탄을 맞았다.최근 한·미 정상회담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 시트’(공동 설명자료)에서도 철강은 협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철강을 ‘안보 핵심 품목’으로 지정,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해 수입 철강 품목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 중인데, 오히려 현재 400여개의 제품에 부과 중인 품목별 관세가 1000여개가 넘는 제품군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여기에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 통과가 지연되며 철강업계를 애태우고 있다. 해당 법안은 구조조정 및 저탄소 제철 기술에 대한 세제·재정 지원, 연구개발(R&D) 지원, 수입 철강재 대응 방안 마련 등의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정쟁에 밀려 본회의 문턱을 번번이 넘지 못하고 있다.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석유화학업계 사정도 마찬가지다. 석유화학업계는 중국의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 증가와 글로벌 수요 둔화로 고전 중으로, 기초원료를 전량 수입에 의존 중이어서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충격을 고스란히 받는다. 환율 상승 시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지만, 업황 부진을 고려할 고환율에 따른 수혜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실제 석유화학업계의 수익성 지표 중 하나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11월 톤당 113달러로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에틸렌 스프레드란 에틸렌 판매 가격에서 주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가격으로 톤당 250달러에서 300달러 정도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 8월 톤당 205.4달러로 다소 개선됐다가 이후 급감해 100달러 선을 위협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관세전쟁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석유화학 시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며 “환율이 더 오르면 수출 채산성도 떨어지고, 내수 원가 부담도 폭증한다. 현재가 바닥이고,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마저 꺾일 수 있는 상황이어서 환율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