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수익률 20% 돌파 '최고 성적' … 글로벌 연기금 중 1위채권 줄이고 주식 늘려 … 삼전·하이닉스 등 코스피서 압도적 수익운용수익률 6.5% 유지하면 기금 소진 33년 연장 … 고갈위기 늦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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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삼담실 모습 ⓒ연합뉴스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국민연금 기금이 처음으로 총자산의 절반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면서 올해 사상 최대 수익인 '200조원'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3일 국민연금 기금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총 1269조1355억원에 달하는 적립금 중 주식에 투자된 금액은 635조5734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50.1%를 차지했다. 주식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은 역대 처음이다.이런 변화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더욱 뚜렷해진다. 2015년 말 국민연금의 자산 구성은 채권이 56.6%로 절반 이상이었고, 주식은 32.2%에 불과했지만, 10년 만에 상황은 정반대가 됐다. 2025년 6월 현재 채권 비중은 33.0%까지 낮아졌고, 그 자리를 주식이 채웠다.결과적으로 국민연금의 베팅은 성공적이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운용자산(AUM)은 지난달 말 기준 140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작년 말 1212조원에서 불과 10개월 만에 200조원 이상 불어난 것이다.국민연금의 올해 20%대 수익률은 국내외 대표 지수 등을 토대로 하는 기준수익률(벤치마크)을 1.0%포인트(p) 앞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사상 최고 수익률(15.32%)을 찍고도 벤치마크보다 0.23%p 뒤처진 것을 고려하면 올해 성과가 압도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글로벌 연기금 역사상 이러한 성과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글로벌 주요 연기금의 연간 수익률은 6~15% 수준인데, 국민연금 내부에서는 연말까지 코스피지수 상승 랠리가 지속되면 올해 수익률이 25%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올해 수익률을 견인한 자산군은 국내주식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 주가가 급등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수익률은 지난달 말 기준 60%를 웃돈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전체 주식 비중 50.1% 중 국내 주식은 14.9%(189조원)이지만, 해외 주식은 35.2%(446조원)로 두 배가 넘었다.해외 시장으로 투자를 다변화해 한국 경제가 흔들릴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이고,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부정적인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기금 운용 수익률을 1%p만 높여도 기금 고갈 시점을 수년 이상 늦출 수 있다. 이에 저출산·고령화로 연금을 받을 사람은 늘어나는데 보험료를 낼 사람은 줄어들면서 기금 고갈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만큼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리스크는 높지만, 수익률이 큰 주식 비중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보건복지부가 제5차 재정추계의 가정 수익률 4.5%를 적용해 추정한 기금 소진 시점은 2057년이었다. 그러나 운용수익률을 6.5% 유지하면 기금 소진 시점이 2090년까지로 33년 늦춰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정적자 전환 시점도 기존 2041년에서 2070년으로 29년 연장된다.아울러 국민연금이 올 들어 기금 운용으로 200조원 넘는 수익을 올렸는데, 이는 올해 가입자 납부액(약 62조원)의 세 배를 넘는다. 보험료 수입이 아니라 기금 운용을 통해 벌어들인 자산이 연금 재정의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연금이 투자를 통해 고갈 위기를 불식시키고 우리 국민의 노후를 끝까지 책임질 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