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4일 이사회 개최 … 차기 CEO 공모 절차 등 의결 예정김영섭 대표, 이사회에서 연임 도전 여부 입장 밝힐 듯현직 CEO 우선권 사라져, 어떤 입장이어도 격랑 불가피
  • ▲ 국감에 출석한 김영섭 KT 대표.ⓒKT
    ▲ 국감에 출석한 김영섭 KT 대표.ⓒKT
    오는 4일 KT 이사회 개최를 하루 앞두고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이사회에서 김영섭 대표이사가 자신의 거취에 대한 의지를 밝힐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차기 CEO 선임 추진 안건과 전 고객 유심 무상 교체 등의 주요 사안에 대한 의결도 예정돼 있다. 

    안건들이 모두 내년 KT의 운명을 좌우할 사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김 대표가 거취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히더라도 KT는 차기 CEO 자리를 둔 격랑 속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오는 4일 이사회를 열고,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결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차기 CEO 선임 절차에 대한 의결이다. 김 대표가 이사회에서 무단 소액결제 사건에 대한 책임으로 거취를 표명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29일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경영의 총체적 책임은 CEO에게 있기 때문에 여러 사고 등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며 “차기 CEO에 응모하느냐에 대해서는 곧 있을 이사회에서 입장을 명확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김 대표의 연임 도전 가능성은 높지 않다. KT는 현재 통신사상 전례 없는 무단 소액결제 사건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을 활용한 이 사건은 해킹 의혹까지 얽혀 민관합동조사를 받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 김 대표가 연임 도전에 나서더라도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KT는 지난 2023년 주주총회에서 현직 CEO에 대한 연임 우선 심사 제도를 폐지했기 때문에 공모된 차기 CEO 후보들과 비교해 유리하지 않다. 실제 KT 사외이사 일부는 김 대표의 연임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KT 이사회 10명의 이사 중 사내이사는 김 대표와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 2인으로 다른 8명은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때문에 KT는 김 대표 연임 의사와 무관하게 차기 CEO 자리를 두고 치열한 선임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는 주인 없는 소유분산기업이라는 KT의 특성이 결정적이다. KT는 역사적으로 정권 교체 시기마다 CEO 선임 절차에 정치권의 영향을 받아온 전례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권 교체기마다 KT의 CEO 교체를 두고 온갖 논란이 벌어지던 것이 이번에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며 “여기에 최근 무단 소액결제 사건까지 겹치면서 KT 차기 CEO 자리는 한치 앞을 보기 힘든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무단 소액결제 사건은 앞으로도 KT를 뒤흔들 변수가 될 전망이다. 4일 이사회에서는 전 고객에 대한 유심 교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 실제 이뤄질 경우 그 규모는 약 2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앞서 SKT는 지난 2분기에 전 고객 유심 교체 비용을 2500억원으로 반영한 바 있다. 이는 차기 CEO 선임 절차에서도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