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매출 및 영업익 '사상 최고치' 전망철강 포함 제품 50% 관세 무색한 호실적AI 데이터센터·노후 송전망 교체 수요 지속연 매출 4조, 영업익 1조 시대 기대감 '쑥'
  • ▲ HD현대일렉트릭 초고압 변압기. ⓒHD현대일렉트릭
    ▲ HD현대일렉트릭 초고압 변압기. ⓒHD현대일렉트릭
    AI 붐이 ‘전력 슈퍼사이클’을 이끌며 전력기기 전문기업 HD현대일렉트릭 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둔화와 미·중 무역 갈등 여파에도 AI 데이터센터 확충과 노후 송배전망 교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실적 성장세가 가파르다. 업계에서는 HD현대일렉트렉이 올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진입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전력기기 시장이 ‘AI 테마’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으로 2030년까지 연평균 약 15% 증가, 2030년엔 945TWh에 이를 전망이다.

    글로벌 AI 서버의 전력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용 초고압 변압기·개폐기·차단기 발주가 폭주하고 있다. AI 붐에 앞서 시작된 각국의 노후 송배전망 교체와 탈탄소 전력 인프라 확충 수요까지 겹쳐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은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서는 수요 우위 시장이 됐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러한 전력기기 시장 호황에 올라타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회사의 올 3분기 매출은 99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471억원으로 50.9% 급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실현했다.

    미국 정부가 지난 8월 철강·알루미늄이 포함된 산업기기에 최대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음에도 HD현대일렉트릭 성장세는 꺾이지 않았다. 실제 3분기 약 100억원의 관세 비용이 발생한 가운데서도 HD현대일렉트릭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의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수주액은 12억12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71.4% 증가했다. 북미시장에서 765kV 변압기 등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한편 유럽 시장에서도 수주가 증가한 데 힘입은 결과다. 수주잔고는 1년 전보다 29.3% 증가한 69억8300만 달러를 달성했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수익성이 좋은 전력기기 프로젝트 납품이 확대되고 국내·외 시장에서 수익이 개선되며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며 “AI 프로젝트 및 친환경 인프라에 대한 글로벌 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적극적인 수주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HD현대일렉트릭이 연간 기준 매출 4조, 영업이익 1조원대 달성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는 매출 4조616억원, 영업이익 9476억원이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22.3, 영업이익은 41.7% 증가한 수치다. 4분기에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달성할 시 영업익 1조 돌파도 실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1곳당 전력소비가 일반 공장의 10배 수준으로, 전력기기 투자가 동반될 수밖에 없다”며 “AI 인프라 확장에 따른 전력기기 수요는 향후 3~5년 지속될 전망으로, HD현대일렉트릭과 같은 고효율·대용량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