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파워십을 지니면서 명실상부 삼성의 2인자로 불린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바통을 이어받은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
정현호 부회장의 리더십이 워낙 강해서 그늘에 가려져 있었지만, 박학규 사장 역시 이재용 회장의 신임이 누구보다 두텁다.
1964년생인 박 사장은 정현호 부회장보다는 4살이 젊다. 청주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카이스트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좋아했던 박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문과생이 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S/W 관련 학과였던 KAIST(한국과학기술원) 경영과학과 대학원으로의 진학을 선택했다.
삼성전자 경리팀에서 일한 '재무통'이자, 영상사업부 등을 거쳐 VD사업부·무선사업부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등 전략에도 능통하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미전실 경영진단팀장을 지내면서 그룹 전체의 줄기를 꿰뚫고 있다. 이 때문에 일찍부터 정 부회장의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SDS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지만, 오래지 않아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지원실장 등을 맡으면서 핵심으로 돌아왔다.
박 사장의 뒤를 받칠 최윤호 사업지원실 전략팀장과 주창훈 사업지원실 경영진단팀장 역시 그룹의 전략 부분에서 핵심 중 핵심이다.
재계이 한 핵심 인사는 "그간 삼성에 관료주의 문화가 짙어지고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이재용 회장이 이번 인적 쇄신을 통해 그룹 전체에 획기적 전환의 기운을 심어보려는 의지가 강하게 드러나 보인다"고 촌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