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셧다운, 39일째 접어들어 … 역대 최장'오바마 케어' 두고 이견 못 좁혀저소득층 식비 40억달러 지원 끊기는 등 대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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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사태가 8일(현지시간)로 39일째에 접어들며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정치권의 협상 교착과 사법부의 혼선이 겹치며 '셧다운 공포'가 다시 증폭되고 있다.의회에서는 '오바마 케어' 보조금을 둘러싼 이견으로 민주당이 내민 해법을 공화당이 일축하며 협상이 공전하고 있다. 동시에 연방대법원은 셧다운 중에도 저소득층 식비 지원금(SNAP)을 전액 지급하라는 하급심 판결에 제동을 걸면서, 4200만 명에 달하는 수혜자들의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정치권 교착 … "오바마 케어"에 막힌 협상, 트럼프는 "필리버스터 폐지" 압박셧다운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의회는 '오바마 케어'(건강보험)라는 핵심 쟁점을 넘지 못하고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민주당은 오바마 케어 보조금을 1년 연장하는 것을 조건으로 공화당의 임시예산안 처리에 동의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공화당은 이를 "논의할 가치조차 없다(nonstarter)"고 즉각 일축하며 협상 테이블은 다시 얼어붙었다.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공화당을 향해 민주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하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트럼프 대통령은 8일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필리버스터를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현재 상원 의석은 공화당이 53석으로 다수지만, 안건 처리에 60표가 필요해 민주당의 반대에 번번이 막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사규칙 변경을 통해 이를 단순 과반(51표)으로 낮추는 '핵옵션'을 가동해 셧다운을 종결시키라고 요구하는 것이다.하지만 공화당은 특정 정당의 일방 독주를 막는 필리버스터를 폐지할 경우, 향후 민주당이 다수당이 됐을 때 더 큰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을 우려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사법부 혼선 … 대법, '저소득층 식비 40억달러' 지급 제동정치권이 해법을 찾지 못하는 사이, 셧다운의 직격탄은 저소득층 민생을 향했다.미국 저소득층 4200만 명에게 식료품 구입비를 보조하는 SNAP(일명 '푸드 스탬프') 프로그램은 셧다운으로 예산이 막히며 파행을 겪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11월 필요 예산 약 80~90억 달러 중 절반 정도만 지급하겠다고 버텨왔다.이에 지난 6일 로드아일랜드 연방법원은 "농무부 별도 예산에서 부족분(약 40억 달러)을 보충해 11월 급여를 7일까지 전액 지급하라"고 명령했다.하지만 8일, 미 연방대법원이 이 하급심 판결의 효력을 일시 정지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행정부가 항소법원의 판결을 받을 때까지 40억 달러의 집행을 일단 보류할 수 있게 된 것이다.문제는 이처럼 각급 법원의 판단이 널뛰기를 하면서 현장에서는 극심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법원의 결정이 나오기 불과 몇 시간 전, 뉴욕주와 뉴저지주 등은 연방법원 판결에 따라 "11월 SNAP 급여를 전액 지급하라"고 담당 기관에 지시했다. 하지만 이 지시는 대법원 결정으로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됐다.역대 최장의 셧다운 사태가 정치적 교착 상태를 넘어, 저소득층의 생계라는 사회 안전망까지 뒤흔들면서 미국의 혼란과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