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하순 금융불안 경계감 속 국고채 금리 급등, 코스피는 사상 최고 경신가계·기업 대출 모두 확대 … 신용수요·주식투자 증가가 기타대출 늘려은행 예금 22조 이탈, MMF·주식형펀드에 50조 유입 ‘자금 대이동’중소기업 자금수요 커지며 기업대출 증가, 회사채 발행은 연휴로 축소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10월 금융시장은 금리와 주가, 자금 흐름에서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국고채 금리는 금융안정 리스크와 경기 개선 기대가 맞물리며 큰 폭으로 뛰었다. 

    코스피는 반도체 업황 호조와 기업 실적 개선, 한·미 관세 협상 타결 효과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기도 했다. 반면, 은행 수신은 20조원 넘게 빠져나가고 자산운용사로 자금이 대거 이동하면서 시장 내 ‘머니 무브’가 본격화된 흐름이 확인됐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국고채 금리는 금융불안 우려와 경기 회복 기대가 뒤섞인 가운데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단기시장 금리도 은행채 발행 확대와 금리 인하 기대 변화가 반영되며 오름세를 이어갔다. 

    증시는 대조적이었다. 코스피는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함께 주요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며 11월 3일 4221.9까지 치솟아 4200선을 돌파했다. 다만 글로벌 AI 고평가 우려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가계대출도 증가폭이 커졌다. 9월 1조 9000억원 늘었던 은행 가계대출은 10월 3조 5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2조 1000억원 증가해 전월보다 소폭 줄었지만, 전세자금 수요 감소와 여름철 거래 둔화의 영향이 반영됐다. 반면 기타대출은 –5000억원에서 1조 4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국내외 주식 투자 확대, 10·15 부동산 대책을 앞둔 ‘선수요’, 긴 추석 연휴에 따른 신용대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기업대출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10월 기업대출은 5조 9000억원 늘어 9월보다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 중소기업 대출이 5조 7000억원 늘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은행들의 대출 영업과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대기업 대출은 2000억원 증가에 그쳤는데, 분기말 상환분 재취급에도 운전자금 수요가 줄고 다른 조달수단 활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자금시장의 흐름은 극명히 갈렸다. 은행 예금은 22조 9000억원 줄며 큰 폭 감소했다.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유입됐던 법인자금이 빠져나간 데다 부가세 납부가 겹친 영향이다. 반면 정기예금은 은행들의 규제비율 조정과 지자체 재정자금 유입으로 13조 6000억원 증가 전환했다.

    자산운용사로는 50조 6000억원이 몰렸다. 특히 MMF는 분기말 유출됐던 법인자금이 돌아오며 16조 2000억원 증가로 전환했고, 주식형펀드도 국내·해외 모두로의 자금 유입이 확대되며 22조원 증가했다. 채권형·기타 펀드도 동반 증가세를 보였다.

    10월 금융시장은 금리 급등·자금 이동·대출 확대가 동시에 나타난 달이었다. 정책금융·통화정책의 시차 효과와 경기 회복 속도에 따라 향후 금융시장 흐름이 크게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