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벤츠 회장 회동…삼성SDI 배터리 기술력 소개삼성SDI 벤츠 수주 이력 없어, 이번 회동 협력 물꼬 기대중국 배터리 견제로 국내 배터리·소재사 수주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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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레니우스 올라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연합뉴스
벤츠와 삼성전자 수장들의 회동으로 삼성SDI가 벤츠로부터 첫 배터리 수주를 따낼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에서 '탈중국' 기조를 강화하면서 삼성SDI가 새로운 유력 파트너 후보로 부상한 것이다. 중국 배터리사를 제외하면 일본 파나소닉과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로 선택지가 좁혀진다는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14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전날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만찬을 갖고, 삼성SDI의 배터리를 비롯한 전장 부품 기술력을 소개하며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최주선 삼성SDI 사장 등 주요 경영진도 함께했다.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은 1박2일 일정으로 한국 시장 공략 위한 미래 전략 컨퍼런스 발표와 함께 국내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2년만에 방한했다.벤츠는 국내 배터리 3사에겐 'VIP 고객사'로 통한다. 벤츠를 비롯해 현대차, 포드, 폭스바겐이 주요 4대 완성차 고객사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벤츠와 10년 이상의 배터리 동맹을 이어오고 있지만 아직 물꼬를 트지 못한 삼성SDI 측은 이번 회동이 수주 성과로 이어지는 발판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칼레니우스 회장은 방한 이후 일정을 소화하면서 국내 기업과 추가적인 베터리 협력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벤츠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원한다"며 "여러 파트너와 함께 일하려는 의지가 있다. 벤츠와 일하고 싶다면 혁신, 최첨단 기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히기도 했다.삼성SDI의 주요 고객사는 BMW, 아우디, 리비안이다. 이 가운데 공급 비중이 가장 큰 BMW는 i4, i5, i7, iX 등 주요 전동화 모델에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이번에 삼성SDI가 벤츠와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게 되면 독일의 3대 프리미엄 완성차인 벤츠·BMW·아우디를 모두 고객사로 확보하게 된다.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삼원계 파우치형과 원통형 등 다양한 배터리 모델을 벤츠에 공급하고 있다. 삼성SDI 역시 각형 배터리와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등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경쟁력을 강화해왔다.무엇보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게는 해외 완성차들의 중국 배터리 견제 움직임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배터리에 대한 지나친 의존과 미·중 통상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한국 배터리사로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9월 벤츠와 약 15조원 규모의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유럽 물량은 2028년부터 7년간, 미국 물량은 2029년부터 8년간 벤츠 전기차에 공급된다.이 같은 수주 훈풍은 배터리 소재사로도 확산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13일 미국 고객사를 대상으로 3조7620억원 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10월 6710억원 규모의 자동차 배터리용 천연흑연 음극재 공급 계약을 맺었다.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전기차 배터리의 탈중국 공급망 확보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배터리사들의 기회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화학 외에도 앞으로 파나소닉발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들, 특히 양극재 및 동박 기업들에 추가 수주가 예상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