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32% 내린 4070 … 外인·기관 6000억대 '매물 폭탄' AI거품론에 '금리 동결론' 부상, 비트코인 붕괴 등 자산시장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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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가 14일 미국발 'AI(인공지능) 거품론' 재부상과 금리 인하 불확실성이라는 이중고에 2% 넘게 급락하며 4100선을 내줬다. 밤사이 뉴욕증시 기술주 폭락의 여진이 고스란히 전해지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줄줄이 무너졌다.

    14일 오전 9시 52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7.06포인트(2.32%) 하락한  4073.57을 기록하고 있다.

    ◇ "실적 의구심에 차익 실현" … 터져버린 AI 거품론

    이날 시장을 강타한 핵심 악재는 미국에서 불어닥친 'AI 고평가 논란'이다. 간밤 나스닥 지수는 2.29% 급락했고, S&P 500 지수도 한 달 만에 최대 낙폭(-1.66%)을 기록했다.

    AI 대장주들이 일제히 직격탄을 맞았다. 엔비디아(-3.56%)와 AMD(-4.21%)는 물론, 최근 급등했던 팔란티어(-6.53%)까지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테슬라 역시 6.65%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막대한 투자 비용 대비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오픈AI와 대형 계약을 맺으며 AI 수혜주로 꼽혔던 오라클이 대규모 부채 투자 우려 등으로 4% 넘게 하락한 점이 'AI 회의론'에 불을 지폈다. 피터 카딜로 스파르탄 캐피털 시큐리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AI 종목에 대한 조정과 순환매 장세"라고 진단했다.

    ◇ 셧다운 끝났지만 … 금리 인하 기대감 '찬물'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43일 만에 종료됐음에도, '금리 동결론'이 고개를 들며 투자 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했다. 셧다운 여파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 속에, 연준(Fed) 주요 인사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이 쏟아졌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와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등이 잇따라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내비치면서, 선물시장에서 12월 금리 인하 확률은 일주일 전 70% 수준에서 52%까지 뚝 떨어졌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지지선 붕괴 … 비트코인도 '와르르'

    대외 악재는 국내 반도체 투톱과 가상자산 시장까지 강타했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3.40% 하락하며 '10만전자'가 붕괴됐고, SK하이닉스 역시 4.98% 급락해 '60만닉스' 선을 내줬다.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6000억 원 넘게 팔아치우며 하락장을 주도하고 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는 가상자산 시장으로도 번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10만 달러 선이 붕괴되며 9만8000달러 선까지 밀려났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도 전일 대비 1.32% 내린 906.21을 기록 중이며, 통신장비 등 일부 테마를 제외한 기술주 전반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