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 투자·클린룸 6개 등 역대 최대 규모AI 수요 대응 위해 가동 시점 2년 앞당겨파운드리 결합 시너지 … 준공 더 빨라질수도
  • ▲ 공사가 진행중인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모습.ⓒ뉴시스
    ▲ 공사가 진행중인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모습.ⓒ뉴시스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에 짓는 5번째 반도체 공장(P5)이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춘 핵심 생산기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차세대 D램과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가운데, 평택5공장은 기존 계획보다 2년 앞선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임시 경영위원회를 열고 평택캠퍼스 2단지 내 5라인(평택 P5)의 건물 골조 공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P5는 기존 공장 대비 두 배 이상 투자되는 약 60조원의 자금이 투입될 예정으로, 착공 규모만 보더라도 삼성전자의 최대 단일 제조라인으로 구축된다.

    이번에 건설되는 P5는 가로 650m, 세로 195m 크기의 3층 건물로 조성된다. 기존 4공장(약 500×200m)보다 면적이 크고 층수도 1층 더 높다. 내부에는 총 6개의 클린룸이 들어설 계획이다. 이는 4공장의 4개보다 1.5배 이상 많은 규모로, 삼성전자는 생산능력이 최소 50% 이상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평택5공장은 2030년께 가동하는 일정이 유력했지만, 이번 투자 결정으로 시기가 2028년으로 앞당겨졌다. 글로벌 AI 투자 확대로 첨단 D램과 HBM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진 데 따라 삼성전자가 생산능력을 선제 확보하려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업계는 P5에서 삼성전자의 차세대 D램과 HBM 라인이 우선 적용되고, 이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라인까지 결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HBM의 핵심 기반인 ‘베이스다이’가 메모리 공정이 아닌 로직(Logic) 방식으로 제조되는 만큼,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사업부가 메모리 경쟁력에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된다. 차세대 HBM4는 4㎚ 공정이 적용되며 전력 소모는 기존 대비 40% 이상 줄고, 데이터 처리 대역폭은 2배 확대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부터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까지 한 회사 안에서 모두 수행하는 유일한 기업으로, 향후 메모리와 파운드리 라인을 평택에서 통합 운영해 제조 리드타임을 단축하고 원가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평택캠퍼스는 289만㎡ 규모로 여의도 면적에 맞먹는다. 2017년 1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현재 1~3공장에서 D램·낸드·이미지센서 등이 생산되고 있다. 평택 최신 라인도 4개 라인 중 3곳이 이미 가동 또는 장비 반입 단계에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10나노급 6세대(1c) D램은 내년부터 HBM4에 탑재될 전망이다.

    5공장 건설이 본격화되면 평택캠퍼스 상주 인력은 10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최종적으로 평택에 6개 라인을 모두 구축해 생산유발 효과 550조원, 고용 130만명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장 완공 목표 시점은 2030년이지만 투자 속도에 따라 앞당겨질 여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