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MT, 연말 전체 생산량 60% DDR5로미중 대중 규제 맞서 선단 전환 속도DDR4 악몽 재현되나 … 삼성·SK‘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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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빅3에 이어 중국의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도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생산을 종료한다. 고대역폭메모리(HBM)과 DDR5 등 고부가가치 첨단제품 생산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아직 CXMT의 선단 메모리 품질은 낮은 것으로 평가되나 추후 물량이 시장에 대거 풀리면서 공급 과잉, 수익성 하락 등 구형 제품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2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메모리 기업인 CXMT는 서버 및 PC용 DDR4 제품의 생산을 내년 중반까지 단계적으로 중단한다. 올해 3분기 중 단종 공지를 통해 생산 중단을 공식화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올해 말 CXMT 전체 생산량의 60% 이상을 DDR5로 전환하고 나머지는 LPDDR4·LPDDR5 등 저전력 제품 생산에 집중한다. 다만 표준 DDR4는 일부 라인을 유지, 자국 팹리스 업체 기가디바이스 등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을 이어갈 계획이다.이를 통해 올해 말까지 월 28~30만 장 규모의 웨이퍼를 생산하겠다는 구상이다. 전세계 D램 생산량의 약 15% 수준이다.CXMT의 DDR4 생산 중단은 대량 양산을 시작한 지 불과 몇 개월 만이다. 유례없는 속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CXMT는 지난해 말부터 DDR4의 생산 확대를 통해 인도 등 시장에 진출했다. 경쟁사 대비 절반 수준 가격의 저가 제품이 시장에 대거 풀리면서 DDR4의 가격은 넉 달 새 40% 가까이 하락했고 이는 메모리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라는 결과를 낳았다.그러나 자국의 4분기 정책 방향이 급반전하며 DDR4 대신 DDR5에 집중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미국의 대중 규제에 맞선 반도체 자립화 정책과 인공지능(AI)·클라우드 인프라 강화에 맞춰 고부가가치 첨단제품의 생산을 늘려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CXMT는 HBM3 검증까지 연내 완료해 HBM 시장에서도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현재까지 CXMT의 선단 메모리 품질은 낮다고 평가받는다. 올해 1분기 시제품 기준 CXMT의 DDR5는 수율(생산효율)과 온도 변화에 따른 안정성 등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60도 이상 고온과 영하의 저온테스트에서 문제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다.일반 소비자 시장에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완벽한 검증을 요구하는 기업 시장과 고성능 게이밍 모듈 시장에선 선택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중국 브랜드들도 최상위 성능 확보를 위해 여전히 한국산 칩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DDR5 시장의 경쟁은 결국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의 긴장도 커질 수 밖에 없다. DDR4에서 겪었던 악몽이 DDR5에서도 재현될 수 있어서다.국내 기업들은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와 이로 인한 수익성 하락을 이겨내지 못해 DDR4 생산 중단을 계획 중인 상황이다. 삼성은 내년 1분기, SK하이닉스의 경우 내년 2분기 DDR4의 마지막 출하를 계획 중인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 고성능 선단 제품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고 있지만 여기에서도 CXMT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물량 공세를 펼치는 경우 공급 과잉과 이로 인한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수율 안정화와 원가 개선을 가속화하고 차별화된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야만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선단 제품에 국내기업들의 제품 품질과 성능 측면에서 훨씬 압도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라면서도 “DDR5에서도 중국의 저가 공세가 시작되면 국내 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