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일본여행' 금지령이 국내 유통업계에 미칠 영향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유사시 대만 개입' 발언을 두고 중국과 일본의 긴장감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해당 발언을 중국 외교부가 '일본 여행주의보'로 맞받아치면서 일각에선 일본을 향하던 발걸음이 한국으로 올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 지침에 따라 에어차이나·중국남방항공·중국동방항공은 일본행 항공편 취소시 수수료 없이 환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지난 15~16일 약 49만개 일본행 항공편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14일부터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일령' 수준의 이러한 강력한 대응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으로부터 시작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해상 봉쇄를 풀기 위해 미군이 오면 이를 막기 위해 (중국이) 무언가 무력을 행사하는 사태도 가정할 수 있다. 전함을 사용해 무력행사를 수반한다면 존립 위기 사태가 될 수 있는 경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만 유사시 집단 자위권 발동 가능성에 무게를 둔 발언에 중국이 크게 반발한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한국이 반사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관광객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중국인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이들이 소비한 금액은 약 15조4000억원에 달한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1~9월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전체의 25%에 달한다. 일본 여행을 취소한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으로 눈을 돌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APEC, K컬처 열풍 등을 타고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특히 지난 9월부터 시행 중인 중국 단체관광객 대상 무비자 정책도 이점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백화점과 면세점 등 유통업계의 올 3분기 실적이 이를 뒷받침하기도 한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늘었다. 신세계백화점도 외국인 매출이 같은 기간 56% 확대되며 매출 신장을 이끌었다.

롯데면세점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83억원으로, 흑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면세점은 한중 교류 회복 분위기 확산으로 개별관광객 방문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흑자전환 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라고 봤다.

지난 17일 중국 여행 플랫폼 '취날'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주말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여행국으로 한국이 선정됐다. 뿐만 아니라 국제선 항공권 결제 1위는 한국행이었고, 검색량도 서울이 1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발 일본 여행 제한 조치로 인해 한국 관광 시장에 대한 '반사이익' 기대감은 매우 현실적"이라며 "한국은 중국 관광객이 원하는 고품격 쇼핑과 K-경험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번 조치는 일시적인 수요 증가를 넘어 한국의 매력을 각인시켜 지속적인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일본 여행 자제로 일부 수요가 한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외국인 매출이 늘고 있어 추가 수요 확대도 기대하며 흐름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한국만이 일본여행 대체재가 아닌 만큼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을 잡기 위해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다만 아직 (일본여행의 대체재로 한국을) 이야기 하기에는 애매한 상황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