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중심 인하 수수료율 적용, 국내는 아직영업보복 우려 … 업데이트, 마케팅 구조적 측면도PC버전 비율 높은 크로스 플랫폼 위주 적용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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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앱결제와 다를 바 없는 외부결제를 시행해 온 게임사들이 자체 결제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글로벌에서 진행되는 인앱결제 반대 움직임이 성과를 거두면서 변화 기류가 감지된다.

    20일 한국게임산업협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구글과 애플에 낸 인앱결제 수수료는 약 9조원으로 추산된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앱마켓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1200개 국내 앱 개발사들 중 ‘과도한 수수료’를 문제점으로 꼽은 회사가 70.4%로 가장 높게 나타난 바 있다.

    국내 게임사들은 모바일 인앱결제 수수료율을 부담하고 있다. 게임 내 결제 시 구글과 애플 등 앱마켓에 최대 30%, 외부결제에 해당하는 제3자 결제 시 최대 26%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 외부결제도 약 5% 결제대행(PG) 수수료를 포함하면 실제 감당하는 총 부담률은 인앱결제와 동일한 수준이다.

    다만 해외에서는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인하된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실정이다. 애플은 지난해 6월 앱스토어 정책이 EU DMA(디지털시장법)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유럽에서 대체 결제 시스템 도입을 허용하고 결제 수수료를 17%까지 낮췄다. 이달 6일 구글은 에픽게임즈와 5년여간 소송 끝에 결제 수수료율을 기존 최대 30%에서 20%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국내에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이 통과된 이후에도 게임사들은 수수료율이 높은 앱내 결제를 대부분 수용해 왔다. 자체 결제를 유도하거나 결제 링크를 포함했을 때 앱 심사 지연 또는 삭제까지 불이익을 받는 등 영업보복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구조적인 측면에서 ▲글로벌 버전과의 운영 통일성 ▲보안과 업데이트 ▲앱마켓 매출 순위를 마케팅에 활용한다는 점 ▲환불 고객에 대응하는 비용 등을 고려한 것이기도 하다.

    다만 대형 게임업체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류에 맞춰 자체 결제를 확대하는 움직임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앞서 넥슨은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통과 직후인 2022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PC버전을 통한 외부결제 기능을 도입한 바 있다. 넷마블도 지난해부터 PC 자체 결제를 시작해 주력 신작인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와 ‘세븐나이츠 리버스’ 등에 적용했고, 기존 작품도 PC 수요가 있는 게임은 자체 결제 시스템을 붙이겠다는 계획이다.

    엔씨도 주요 모바일 게임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본격화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12일부터 ‘리니지M’과 ‘리니지2M’은 자체 결제 시스템이 적용됐고, 19일 출시한 ‘아이온2’도 자체 결제를 제공한다.

    공통점은 ‘퍼플’ 등 자체 PC 플랫폼과 런처를 보유하고 있거나, PC와 모바일 크로스플랫폼을 지원하는 타이틀이라는 점이다. PC로 플레이하는 유저들에게 혜택과 편의를 제공하면서 수익성도 높일 수 있는 구조다. 업계에 따르면 자체 PC 런처를 통한 결제 수수료는 10%를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의 한계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추가 입법을 통해 힘이 더욱 실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국회에 발의된 ‘앱마켓 사업자 영업보복 금지법’은 ▲영업보복 금지 ▲손해 입증부담 완화와 입증책임 전환 ▲보복 행위 시 징벌적 손해배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국정감사에서도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 문제를 지적한 만큼 연내 통과를 목표로 하는 상황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PC에서 플레이 비율이 높은 게임들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고려해 자체 결제 도입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 게임사들도 앱마켓과 관계와 시장지배력을 고려했을 때 모든 모바일 게임에 대해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