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운임 3주 연속 하락 … 환율 효과까지 호재포트폴리오 전환·구독사업 성장 속 내년 질적 성장 본격화인도 IPO·애플 공급망 참여 등 글로벌 사우스 전략 탄력
  • ▲ LG전자 OLED TV 이미지ⓒLG전자
    ▲ LG전자 OLED TV 이미지ⓒLG전자
    글로벌 해상 운임이 3주 연속 하락하며 LG전자의 비용 부담이 눈에 띄게 완화되고 있다. 그동안 물류비 급증과 원가 압박으로 실적이 흔들렸지만, 최근 운임 안정과 환율 우호 환경이 맞물리며 수익성 회복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은 데 이어 내년에는 비용 부담 완화와 포트폴리오 전환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해운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운임을 대표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1월 셋째 주 1393.56을 기록해 전주 대비 57.82포인트 떨어졌다. 한달 만에 1400선 아래로 내려오며 3주 연속 핵심 노선 운임 가격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LG전자의 핵심 운송 노선 가격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미주 동안 노선은 FEU(40피트 컨테이너) 기준 216달러, 미주 서안은 178달러 하락하는 등 주요 노선 운임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남미(-350달러), 호주·뉴질랜드(-206달러), 중동(-52달러) 등 대부분 항로에서 동반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

    운임 하락과 함께 환율 효과도 LG전자에 우호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LG전자 등 주요 전자업체의 연간 순이익은 약 1조5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판매 대금이 대부분 달러로 들어오는 수출 구조 특성 때문이다.

    LG전자의 올해 3분기 실적도 비용 안정 효과와 맞물려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1조8751억원, 영업이익 688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잠정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10% 이상 웃돌아 선전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생산지 유연화, 자원 투입 최적화 전략에 더해 최근 물류비 지출까지 줄어들며 수익성 방어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냉장고·세탁기 등 대형 가전을 해외 수출하는 비중이 높아 본래 물류비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큰 회사다. 실제로 지난해 LG전자가 지출한 물류비는 3조11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7% 늘며 실적 부담으로 작용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글로벌 운임 하락은 내년 수익성 개선에 직접적인 플러스 요인으로 꼽힌다.

    사업 구조 전환 효과도 지속되고 있다. 3분기 B2B 사업(전장·HVAC 등)은 매출 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하는 등 '질적 성장' 기조가 강화됐다. 가전 구독사업 역시 3분기 매출 7000억원을 올리며 전년 대비 31% 성장했다. 누적 매출은 1조8900억원으로 올해 첫 2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LG전자는 향후 공급망 다변화와 인력 효율화 등 비용 경쟁력 강화 작업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AI 기반 생산성 향상과 수율 개선 전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사업 확장도 탄력을 받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인도 애플 아이폰 생산라인에 자동화 제조 장비를 공급하며 처음으로 아이폰 완제품 생산 공정에 진입했다. 인도 법인 IPO 흥행으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전략도 가시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조달한 재원은 휴머노이드·HVAC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입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상 운임 하락과 환율 효과가 LG전자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인도 중심의 글로벌 사우스 전략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 중심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