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4.43% 처분… 연초 매입 후 최대 1800억 차익 추정"1년 미만 투자로 수천억 차익... 시장 혼란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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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반그룹이 최근 LS그룹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국내 전선업계 1, 2위인 LS전선과 호반전선 간 갈등 구도가 일부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던 지분 관계가 정리되면서 불필요한 긴장감을 덜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호반그룹의 매도 배경을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 ㈜LS 지분 전량 처분… 시세 차익 1000억 넘을 듯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반그룹은 지난 10월 보유하던 ㈜LS 지분을 전량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기타법인이 ㈜LS 주식 140만4665주(지분율 4.43%)를 순매도했는데, 이는 시장에서 알려져 온 호반그룹의 보유 지분 규모(4% 이상·5% 미만)와 일치한다. 

    시장에서는 호반그룹이 연초 10만 원 안팎에 매입한 ㈜LS 지분 140만4665주(4.43%)를 10~11월 20만~23만 원대에서 처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투자금 약 1400억 원이 2800억~3200억 원 수준으로 불어난 셈으로, 차익은 최대 18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호반그룹은 지난 3월 ㈜LS 지분을 매입한 사실이 처음 알려졌는데 상법상 지분 3%이상을 확보한 주주는 임시 주주총회 소집, 회계장부 열람권 행사 등이 가능해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불거지기도 했다. 


    ◆ 1년 전, 대한전선 압수수색… 경찰수사 지지부진

    호반그룹이 ㈜LS 지분을 전량 처분한 배경을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애초 호반그룹이 지분 매입 사유로 '단순 투자'를 밝혔던 만큼 수익을 충분히 거둔 뒤 투자금을 회수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룹 핵심 산업인 건설 부문의 현금 흐름이 좋지 못하자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비핵심 자산을 정리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LS 지분을 처음 사들일 당시 LS전선과 대한전선과 갈등이 극에 달했을 시점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대한전선은 작년 11월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 기술을 탈취했단 혐의로 세 차례나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경찰은 LS전선의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를 담당한 건축사무소가 대한전선의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을 맡으며 설계도가 유용됐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의 수사는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올해를 넘길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경찰의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호반그룹이 ㈜LS 지분으로 더이상 LS전선을 압박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시각도 있다. 

    또 향후 호반그룹이 ㈜LS 지분을 다시 매입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의 갈등이 깊어지던 당시 LS그룹은 한진그룹과의 교환사채 발행 등 이른바 '반(反) 호반 동맹'을 구축했다. 범 LG그룹인 LIG와 방산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며 우군 확보에 나섰다. 이에 맞서 호반그룹 측 우군인 팬오션이 LS 지분 0.2%를 사들이는 등 양측 간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졌다.

    다만 시장 교란 우려를 제기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호반그룹이 1년도 안 돼 수천억 원의 차익을 거뒀다는 것은 고려아연 사례처럼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기대하고 고가에 매수한 투자자들도 있었다는 의미"라며 "이 과정이 시장을 혼란스럽게 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