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4차 발사 성공, 민간 우주 시대 활짝김동관 부회장, 직접 나서 스페이스허브 주도차세대 발사체 개발 등 우주 기술 경쟁 본격화
  •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7일 오전 전라남도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우주를 향해 발사되고 있다. ⓒ뉴데일리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7일 오전 전라남도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우주를 향해 발사되고 있다. ⓒ뉴데일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체계종합기업으로 제작을 주관한 누리호가 2년 반 만에 우주로 향하며 4차 발사에 성공했다. 이번 발사는 정부가 주도해오던 우주개발 패러다임을 민간 중심으로 전환하며 ‘뉴 스페이스’ 시대를 열었다는 데 의미가 크다. 한화에어로는 'K-방산'에 이어 'K-우주'를 주도하게 됐다. 아울러 글로벌 기업들과 우주사업에서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27일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국내 우주 수송 능력 확보를 위해 독자 개발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4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발표했다.

    누리호는 한국에서 발사된 일곱 번째 발사체이자 민간 기업이 제작을 주도해 우주로 쏘아올린 첫 국내 우주 발사체다.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12기의 큐브위성을 실은 누리호는 목표 궤도인 600km에 정상 도달해 위성 분리·안착 임무도 완수했다.

    4차 발사는 이전과 달리 민간 기업인 한화에어로가 발사체 제작과 계통 통합 조립을 주도하고 발사 운용에 참여했다.

    국가·정부기관 중심이던 ‘올드 스페이스’를 넘어 민간이 발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주 배송’ 시대를 이끌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번 발사는 대한민국이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갖췄음을 보여주는 것일 뿐 아니라, 정부·민간·국가연구소가 하나의 팀으로 참여한 최초의 민관 공동 발사”라며 “우주산업 생태계가 정부 중심에서 민간 중심으로 옮겨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에어로는 김동관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우주 사업 전담 조직인 ‘스페이스 허브’를 중심으로 발사에 성공하며, 자체 기술로 우주 발사체를 쏘아올린 세계 7번째 국가로서의 기술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했다.

    이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와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 등 글로벌 민간 우주 기업과 경쟁할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번 사업을 통해 확보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민간 주도 우주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발사 서비스 시장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항우연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누리호 설계부터 제작·발사운영까지 발사체 개발 전 주기 기술을 이전받았다.

    또한 지난해 5월 조달청과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 계약을 체결하며 세 차례 발사를 거쳐 2032년 달 착륙선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5차 발사에서는 운영 콘솔 참여와 운용 범위가 확대되고, 6차 발사에서는 발사책임자(MD)·운용책임자(LD)를 포함해 발사관제센터 일부 콘솔을 제외한 모든 영역을 한화에어로가 주도할 예정이다.

    더불어 정부와 민간 기업들은 소모형 발사체가 아닌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스페이스X의 ‘팰컨9’을 국내 기술로 구현하기 위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9월 방위사업청 산하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추진하는 35톤급 메탄 엔진 기술 개발 과제에서 현대로템·대한항공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체계종합 기업의 공격적인 투자와 정부의 지원이 동시에 필요한 시점”이라며 “뉴 스페이스 산업에서는 민간의 투자와 개발·제작 혁신이 비용 절감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