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치형 회장 “제안 받고 내 인생에서 가장 길게 고민 해”최수연 대표 “나스닥 상장, 네이버 합병 등 검토된 바 없어”
  • ▲ 왼쪽부터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 오경석 두나무 대표.ⓒ네이버
    ▲ 왼쪽부터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 오경석 두나무 대표.ⓒ네이버
     “송치형 회장은 굉장한 천재 개발자입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및 이사회 의장이 송치형 두나무 회장에 대해 강한 애정과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같은 서울대학교 선후배 관계지만 직접적 인연이 없던 이 선후배의 사업적 통합은 이 의장의 적극적인 제안으로 이뤄졌다. 

    이 의장은 27일 네이버 사옥 1784에서 팀네이버-두나무 글로벌 진출 비전을 설명하는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사실 송 회장은 어린 친구여서 제대로 만난 것은 2년에 불과해, 친분으로 통합을 결정하게 된 것은 아니다”라며 “송 회장은 굉장히 한 천재 개발자 출신으로 기술적으로도 굉장히 깊고 호기심과 연구에 대한 의지가 강한 친구였다”고 회상했다.

    이 의장은 “(송 회장과) 같이 일하게 되면 상업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사업 현장의 기술적인 부분, 또 대한민국의 이런 소프트웨어 발전에 굉장히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제가 통합을 제안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 회장도 이번 통합에 대해 상당한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 의장의 통합을 제안해 줬을 때 바로 결정하지 못했다”며 “너무 큰 결정이라 제 인생에서 가장 길게 고민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우리가 함께 새로운 도전을 글로벌에서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고 말했다.

    이어 “혼자 할 때보다 같이 했을 때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지기 때문에 장고 끝에 같이 하고 싶다 말씀 드리고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고 전했다.

    실제 IT 플랫폼과 블록체인, 거래소의 통합은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다. 네이버는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의 지분과 두나무의 주식을 2.54:1의 비율로 교환할 예정이다.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자회사로 편입되고 송 회장과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은 네이버파이낸셜의 지분 각각 19.5%, 10.0%를 확보해 1, 2대 주주로 자리하게 된다. 네이버는 이들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아 네이버파이낸셜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구조다.

    다만 세간에서 거론되던 네이버파이낸셜의 나스닥 상장이나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의 합병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향후 상장을 고려하게 되더라도 주주가치 제고라는 기업이 추구해야 하는 본질 목표를 고려할 것”이라며 “파이낸셜을 자회사로 분리해서 상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큰 기업 가치를 가진 회사와 협력해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또 자본시장의 접근성을 더 제고하려는 목적으로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의 합병에 대해서도 “우리가 검토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며 “어떤 것을 검토하더라도 주주의 가치와 이익을 제고하는 관점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통합을 통해 네이버와 두나무는 글로벌 시장이라는 목표를 본격화 할 예정이다.

    송 회장은 “요즘 가슴이 아픈 것은 재작년까지만 해도 코인베이스나 서클에 비해 우리가 더 컸고 작년까진 거래량도 더 많았다”며 “차이가 나는 점은 단순한 거래를 넘어 미국에서는 스테이블 코인 등 기반 환경이 달라서 거래를 제외한 부분은 더 따라잡아야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글로벌은 핀테크가 점점 더 결합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그것이 두나무가 네이버와 힘을 합치게 된 계기”라며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이 합쳐졌을 때는 글로벌 기업과 충분히 비교할 사이즈가 된다. 기술력 격차는 크지 않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