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OLED 게이밍 모니터 수요 급증QD-OLED 생산단가·생산능력 제약에 대안 필요TV 이어 모니터까지 패널 협력 확대 전망
  • ▲ 삼성전자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OLED G6'.ⓒ삼성전자
    ▲ 삼성전자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OLED G6'.ⓒ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내년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 유기발광다이오드(WOLED)의 패널을 적용한 첫 게이밍 모니터를 선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프리미엄 모니터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데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OLED는 생산단가가 높고 생산능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삼성전자가 선보일 OLED 게이밍 모니터 일부 모델에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WOLED 패널이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해당 제품군은 4K 해상도 165Hz와 FHD 330Hz를 오가는 듀얼 모드 구성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구체적인 출시 시점은 조율 단계지만, 상반기 말이 유력하다.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WOLED 패널을 사용해 출시하는 첫 게이밍 모니터가 된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 패널을 IT 제품에 사용할 것이란 관측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증권가와 시장조사업체들은 삼성전자가 모니터용 OLED 분야에서 LG디스플레이 패널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지만 당시 삼성전자는 “논의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간 삼성전자는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패널을 사용한 OLED 모니터 라인업을 구축해왔다. 2022년 10월 첫 OLED 모니터인 34형 ‘오디세이 OLED G8’를 선보인 이래 꾸준히 라인업을 늘려가고 있다. 올해 5월엔 세계 최초로 500Hz 초고주사율이 적용된 OLED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OLED G6’ 신모델을 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패널 생산능력은 연간 200만대 수준으로 늘어나는 판매량을 따라가긴 역부족이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수요둔화를 나타내고 있는 TV 시장과 달리 게임용 모니터를 비롯한 프리미엄 모니터 수요는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OLED 모니터 출하량은 64만4000대로 전 분기 대비 12%,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올해 연간 출하량은 262만대로 지난해 대비 8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TV의 경우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줄어든 4975만대 수준이다. 3분기 출하량이 5000만대 이하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주요 세트업체들도 OLED를 탑재한 프리미엄 게이밍 모니터 라인업을 앞다퉈 확대하고 있다.

    게다가 삼성디스플레이가 양산 중인 QD-OLED의 경우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WOLED 보다 생산 원가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삼성디스플레이 QD-OLED 제조원가가 약 1040달러로, 680달러인 LG디스플레이 WOLED 대비 1.5배 높은 수준으로 추정했다.

    이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대형 OLED에 강점을 가진 LG디스플레이와의 협력을 강화한 것이란 주장이 힘을 얻는다. 업계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IT를 중심으로 한 중소형 OLED에서,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에서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이미 TV 부문에서 WOLED 패널 공급을 기반으로 일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옴디아는 지난해 양사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힌 바 있으며, 실제로 삼성전자의 일부 OLED TV는 LG디스플레이 패널을 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모니터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커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로서는 패널 수급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며 “LG디스플레이와의 협력은 특정 제품군에 한정된 판단일 수 있지만,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충분히 검토 가능한 선택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