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미분방정식, 블록 공중합체 등 활용순수 수학적 모델 기반의 지문 구조 복원대규모 학습 데이터·고가 장비 없이도 빠르고 정확국제 학술지 '패턴 리코그니션'에 온라인 게재
  • ▲ 왼쪽부터 고려대 수학과 김준석 교수(교신저자), 기초과학연구원 김상권 연구교수(제1저자), 고려대 4단계 BK21 수학교육연구팀 곽수빈 연구교수(공동저자).ⓒ고려대
    ▲ 왼쪽부터 고려대 수학과 김준석 교수(교신저자), 기초과학연구원 김상권 연구교수(제1저자), 고려대 4단계 BK21 수학교육연구팀 곽수빈 연구교수(공동저자).ⓒ고려대
    고려대학교는 수학과 김준석 교수 연구팀이 순수 수학적 모델만으로 훼손된 지문을 복원하는 혁신적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 기술은 인공지능(AI)이나 고성능 연산장치 없이도 작동한다. 실험에서 손상된 지문을 정밀하게 추정·복원하는 데 성공해 포렌식(법과학) 분야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의 지문 복원 기술은 이미지 보정, 신호 처리 또는 대규모 학습 기반 AI 모델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대량의 데이터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의 장비가 필요하고, 패턴 인식의 한계로 인해 실제 수사 현장에서 활용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 ▲ 편미분방정식을 이용하여 지문을 복원하는 과정을 나타낸 계략도.ⓒ고려대
    ▲ 편미분방정식을 이용하여 지문을 복원하는 과정을 나타낸 계략도.ⓒ고려대
    김 교수 연구팀은 손상된 지문의 주변부(경계 데이터)만을 활용해 내부의 끊긴 융선(ridge) 구조를 채워 넣는 새로운 수학적 복원 모델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손상된 지문의 가장자리에서 중심부 방향으로 편미분방정식(PDE)을 적용해 남아 있는 패턴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확장하는 복원 기법을 개발했다. PDE는 여러 변수로 이뤄진 함수와 그 변수들의 변화율(미분)을 함께 포함한 방정식으로, 시간·공간에 따라 변하는 온도, 압력, 유체 흐름, 전자기장 등 다양한 물리 현상을 수학적으로 표현한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쪽지문(지문의 일부만 남은 경우)에서도 훼손된 내부 구조를 수학적으로 추정해 복원하는 게 가능함을 입증했다.

    또한 물리·재료과학 분야에서 구조 형성을 설명하는 블록 공중합체(block-copolymer) 수학 모형을 지문 복원에 응용함으로써, 단순한 이미지 보정이 아니라 지문의 구조적 본질을 재구성하는 수준의 복원을 구현했다. 이는 기존 복원 알고리즘과 대비되는 중요한 차별점이다.

    이번 기술은 대규모 학습 데이터나 고가의 장비 없이도 경량 모델로 빠르게 구동된다는 점에서 실용성이 높다. 연구팀은 부분적으로 지워지거나 끊긴 지문을 대상으로 한 복원 실험에서 선명한 융선 구조와 일관된 패턴을 확보하며 기술의 유효성을 확인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초 수학만으로도 훼손된 지문을 복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한 사례"라며 "AI 시대에도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하는 연구"라고 강조했다.
  • ▲ 선행연구 기법이 가지고 있는 불균형 결과와 연구팀이 제안한 기법이 불균형 문제를 해결한 결과.ⓒ고려대
    ▲ 선행연구 기법이 가지고 있는 불균형 결과와 연구팀이 제안한 기법이 불균형 문제를 해결한 결과.ⓒ고려대
    연구팀은 PDE 기반으로 지문 내부 구조를 지엽적으로 추정·복원하는 방식에 대해 관련 특허를 등록한 상태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패턴 리코그니션(Pattern Recognition·패턴 인식)'에 지난달 20일 온라인 게재됐다. 김준석 교수가 교신저자, 기초과학연구원 김상권 연구교수가 제1저자, 고려대 4단계 두뇌한국(BK)21 수학교육연구팀 곽수빈 연구교수가 공동저자로 각각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고려대 교내 연구비 지원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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