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약평위, 식이·운동요법 함께 보조요법 사용 인정 체중·혈당 동시 개선 효과에 시장 수요 급증 … 공급난 재현 가능성비만 급여 논쟁 재점화 … 재정·정책 리스크 관리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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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운자로. ⓒ한국릴리
비만·당뇨 치료제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한국릴리의 '마운자로'가 제2형 당뇨병 환자 대상 건강보험 문턱을 넘었다. 내년 상반기 제도권 진입이 유력한 가운데 향후 GLP-1 계열 약제의 급여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가 정책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4일 열린 제12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한국릴리의 마운자로에 대해 식이·운동요법과 함께 쓰는 보조요법 형태로 급여 기준을 부여했다. 이후 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 및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다.통상적인 일정에 비춰보면 내년 상반기 안에 당뇨 환자 치료에 보험 적용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마운자로는 GLP-1과 GIP를 동시에 자극해 혈당과 체중을 함께 감소시키는 이중작용 기전을 기반으로 한다. 체중 감소 효과가 20% 안팎으로 보고된 임상 결과가 널리 알려지면서 출시 직후부터 의료현장에서 '보이는 대로 팔리는' 약으로 자리잡았다.실제로 지난여름 국내 출시 당시에는 당뇨 환자뿐 아니라 비만 치료 목적의 처방까지 몰리며 품절과 재입고가 반복됐다.다만 이번 급여 신청은 당뇨병 치료 적응증에만 한정됐다. 비만 적응증은 아예 제출되지 않았다. 비만 급여화 논의가 본격 시작 전이어서 선제적 신청을 자제한 것으로 풀이된다.반면 학계에서는 고도비만 환자나 합병증 위험군을 중심으로 '임상적 필요성'이 충분하다는 의견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비만을 '질병'으로 다뤄야 한다는 주장과 '의료재정 부담'을 우려하는 시각이 충돌하는 지점이다.당뇨 환자에게는 치료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는 명확한 이점이 기대된다. 그러나 정부 입장에서는 비만 급여화 요구 확대, 장기투약 필요성, 비용효과성 논란 등 복합적인 쟁점을 동시에 다뤄야 하는 상황이다.GLP-1 계열이 단순 치료제를 넘어 만성질환 관리 플랫폼 성격을 띠기 시작한 만큼 향후 재정과 의료체계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는 중장기적 과제로 부상했다.마운자로가 건보 절차의 첫 단계를 밟았다는 사실은 단순 신약 등재를 넘어 한국 의료정책이 직면한 새 방향성을 상징한다. 비만과 당뇨, 두 질환군 사이에 놓인 정책적 경계선이 어디에 그어질 것인지 정부와 시장의 선택이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