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5%룰' 적용 … 작년 4월 33%→50%로 추가 완화 추진생보 빅3 방카 비중 54.9%↑… 규제 완화 땐 쏠림 심화 우려중소형사 "출혈 경쟁 불가피"… 소비자 선택권 축소 가능성도
-
- ▲ ⓒ연합뉴스
내년부터 은행 창구에서 특정 생명보험사 상품이 차지할 수 있는 판매 비중이 지금보다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보다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이지만, 은행 창구에서 판매되는 상품 배열 특성상 대형사 중심 쏠림이 오히려 심해질 수 있다는 반론이 나온다.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특정 보험사 상품 판매 비율을 현행 33%에서 50%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손해보험사의 경우에도 비중을 75%까지 허용하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다.은행 창구에서 판매되는 상품 상당수가 저축성 보험인 만큼, 생보업계가 받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방카슈랑스 제도는 2003년 도입됐으며, 2005년부터는 특정 보험사 상품 판매 비중을 25% 이내로 제한하는 '25% 룰'이 적용돼 왔다. 그러나 해당 규제로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 대신 다른 상품을 권유하거나 판매를 억제하는 등 의 문제가 반복되면서 금융위는 지난 4월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상한을 33%까지 완화한 바 있다.그럼에도 규제 때문에 판매가 제약되는 문제가 이어지자 추가 개선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금융위는 이번 완화 추진의 근거로 은행권의 낮은 불완전판매율을 들고 있다. 지난해 기준 방카슈랑스 불완전판매율은 0.009%로, 법인보험대리점(GA)의 0.026%보다 크게 낮았다. 또한 은행 수수료에는 상한이 적용돼 과도한 판매 유인이 크지 않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다만 금융지주 계열사 '몰아주기'를 방지하기 위한 25% 제한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업계는 규제 완화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중소형사의 경쟁력 약화 가능성에 우려를 보이고 있다. 기존 25% 룰 역시 특정 보험사로 판매가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였던 만큼 비중이 더 확대되면 판매 집중 현상이 오히려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실제 대형사의 시장 점유율도 증가하는 추세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금융기관보험대리점 초회보험료는 12조84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이 가운데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빅3의 비중은 54.9%로 1년 전보다 4.9%포인트(p) 상승했다.일각에서는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취지로 규제 완화를 추진했음에도 결과적으로 선택 폭이 오히려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은행 창구에서 계열사나 대형 보험사 상품이 우선적으로 추천될 경우, 중소형사 상품은 소비자에게 소개될 기회조차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에서 이미 수수료 경쟁 심화로 대형사 쏠림이 나타나는 가운데 방카슈랑스 비중까지 확대되면 시장 양극화가 더 가속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마케팅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형사는 판매 기반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비중이 33%로 높아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추가 완화가 이뤄질 경우 중소형사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