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 둔화로 금리 인하 가능성 ‘확정적’ 한은은 고환율·집값 불안에 4회 연속 동결금리 격차 확대 우려 … 자본·환율 변동성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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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예상보다 둔화되면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되살아나고 있다. 반면 국내는 한국은행(한은)이 고환율과 집값 불안, 가계대출 부담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연 2.50%로 4회 연속 동결하면서, 한미 통화정책 간 온도차가 커지는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미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은 9월 근원 PCE가 전년 대비 2.8% 상승했다고 5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2.9%)를 하회한 것으로, 월간 상승률 0.2%도 예상에 부합했다는 평가다. 해당 수치는 인플레이션이 둔화 흐름에 있음을 보여주며, 시장은 다음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사실상 확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물가 안정과 고용 둔화 예상 속에 뉴욕증시는 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해 주요 지수가 동반 상승했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22% 올라 4만7954.99에 마감했고, S&P500은 0.19% 상승한 6870.40을 기록했다.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지수도 0.31% 오르며 2만3578.13으로 마쳤다.

    반면 한국은 기준금리가 4개월 연속 묶였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7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올해 5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총 1%포인트 인하했지만, 7월 이후에는 고환율과 부동산 불안을 이유로 금리 완화 기조에 제동이 걸렸다.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까지 오르며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진 데다, 서울 아파트값과 가계대출이 잇따라 늘고 있어 추가 인하가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9%에서 1.0%로, 내년은 1.6%에서 1.8%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국내 통화정책은 외환시장 안정과 금융시장 리스크 관리에 우선 순위를 둔 채 동결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를 바탕으로 통화 완화 압력이 커지는 반면, 한국은 고환율과 부동산 시장 불안 등을 배경으로 통화정책 여력을 보수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한미 간 금리 격차 확대 가능성이 커지면서, 자본 흐름·환율·시장 심리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은이 금리를 더 내리지 못하게 되면, 미국 금리 인하에 따른 달러 약세 국면에서도 원화 강세 전환 속도가 지연될 수 있고, 국내 금융시장은 대외 여건 변화에 상대적으로 둔감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한 미국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할 경우 글로벌 투자 자금이 위험자산 선호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으나, 한국은 고환율과 부동산 시장 변수를 안고 있어 통화정책 대응 폭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높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