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회장 방한 후 협력 논의, 계약으로 이어져지난 9월 107GWh 계약 이어 추가 물량 확보제품은 중저가 배터리로 관측…LG엔솔 "세부 조건은 비공개"
  • ▲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홀랜드 공장 전경.ⓒLG에너지솔루션
    ▲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홀랜드 공장 전경.ⓒ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메르세데스-벤츠와 2조원대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급 제품이 중저가 배터리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2조600억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공시했다.

    이번 계약금액은 지난해 전체 매출(25조6196억원)의 8%에 달하는 규모다. 계약 기간은 2028년 3월 1일부터 2035년 6월 30일까지다. 공급지역은 북미 및 유럽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계약 금액 및 기간 등 조건은 추후 고객과의 협의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 등을 포함한 LG전자 계열사 경영진들은 지난달 13일 방한한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그룹 회장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은 "이번 방한을 통해 LG, 삼성 등과 매우 생산적인 미팅을 가졌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없지만, 3~4년 이후 앞으로 무엇을 함께 혁신할지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계약은 지난달 회동에서 논의된 협력 방안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9월에도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에 대해 총 107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에 대해 계약을 체결했다. 2028년부터 미국과 유럽에 공급될 예정이다. 업계는 해당 계약 제품이 고성능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시리즈인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번 계약은 중저가 배터리 모델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이미 지난 2024년 7월 르노(암페어)와 대규모 파우치형 LFP 배터리를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전기차용 LFP 배터리 수주 이력이 있다.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무게를 줄인 파우치형 LFP 배터리는 주력 중저가 배터리 라인업 중 하나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을 기점으로 중국이 주도해온 중저가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국내 업체가 일부 되찾을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LFP배터리로 글로벌 ESS와 전기차 시장을 장악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고객사와 협의에 따라 공시 내용 외 추가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