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사, 2026년 조직개편 ESS 역량 강화SK온 ESS운영실·ESS 세일즈실 신설LG엔솔 ESS 매출 비중 2026년부터 30%↑ 목표북미 JV ESS 라인 전환 생산능력 확보
  • ▲ SK온 미국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전경ⓒSK온
    ▲ SK온 미국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전경ⓒSK온
    SK온이 조직개편을 통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관련 조직을 신설하며 역량을 대폭 강화했다. 내년 핵심 성장동력으로 ESS 사업을 낙점한 모습이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ESS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2026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ESS 운영실'과 'ESS 세일즈(Sales)실'을 새로 만들었다. 지난해 말 ESS 사업부를 대표이사 직속으로 격상하고 'ESS 솔루션&딜리버리실'을 신설한 데 이어 추가로 조직을 확대한 것이다.

    'ESS 솔루션&딜리버리실'이 연구개발을 중점적으로 담당한다면, 이번에 신설된 ESS 운영실은 기획 부서로서 전략 수립과 실행 관리 역할을 맡는다. ESS 세일즈실은 고객사 발굴부터 거래 성사까지 이어지는 매출 창출 핵심 부서다.

    SK온 관계자는 "ESS 시장과 고객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으며, 특히 세일즈 부문에 힘을 대폭 실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도 2026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ESS 제품 개발 관련 조직을 기존 그룹에서 센터로 격상하며 규모를 대폭 키웠다. ESS 마케팅 조직을 기존 보다 확대했고, 북미 수주와 관리 역량 강화에 초점을 둔 조직도 신설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 현황' 공시를 통해 ESS용 배터리 생산 능력을 올해 30기기와트시(GWh)에서 내년 50GWh 이상으로 확대하고, ESS 매출 비중을 내년부터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를 위해 ESS 양산 안정화 체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고객사 확보를 위한 파이프라인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삼성SDI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ESS 관련 별도 조직 개편은 없었지만, 2023년 말부터 ESS 사업 확대를 위해 전담조직인 'ESS 비즈니스팀'을 신설해 운영 중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글로벌 주요 ESS 고객 대상으로 수주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고성장하는 북미 ESS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다. 글로벌 경기 변동성 확대로 전기차(EV) 중심의 수요 성장세는 둔화됐지만, 올해부터 북미 ESS 시장은 AI 기술 발전과 ‘PFE(금지 외국 기관)’ 요건 강화 등 국내 배터리사에 유리한 제도와 경쟁 환경이 마련되면서 새로운 기회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북미 ESS 배터리 시장은 올해 약 97GWh(기가와트시) 규모에서 2030년에는 179GWh로 두 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주요 배터리 기업들이 조직개편과 생산능력 확보를 통해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다. 

    배터리 3사는 미국에서 운영 중인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공장(JV)을 활용해 ESS 생산라인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 SK온은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 공장에서, 삼성SDI는 인디애나주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 일부 라인을 ESS용으로 확보했다.  그러나 이들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CAPA)은 북미 시장의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배터리사 관계자는 "신규 공장 검토보다는 기존 라인의 순차적 전환을 통해 ESS CAPA를 확보할 예정"이라며 "합작공장 활용 가능성을 포함해 모든 사이트에서 검토 중"이라고 했다.

    국내에서도 배터리사들은 ESS 수주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배터리 3사는 내년 1월 12일까지 1조원대 규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을 위한 제안서와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우선협상대상자는 내년 2월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