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에 또 업그레이드 GPT-5.2 … SOTA K는 여전히 GPT-4o챗GPT 새 모델 나올 때마다 추가 학습, 안정화 작업 불가피빅테크 AI 성능 경쟁 속에서 협업 AI 모델의 한계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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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을 통해 구축한 한국형 AI ‘SOTA K’를 두고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MS와 AI 전환을 위해 손잡은 지 약 1년만에 출시한 야심작이지만 3개월도 안 돼 구버전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기반이 된 오픈AI의 챗GPT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른 것이 문제다. 오픈AI가 한달이 멀다하고 새로운 챗GPT 버전을 공개하면서 ‘SOTA K’가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있는 것.AI 업계 일각에서는 KT가 빅테크의 AI모델에 올라타는 전략에 수정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18일 AI 업계에 따르면 KT가 지난 9월 말 공개한 한국형 AI 모델 ‘SOTA K’는 3개월 째 이렇다 할 업데이트를 하지 못하고 있다.MS와 협업을 통해 탄생한 이 모델은 한국의 언어, 문화, 사회적 맥락에 깊이 최적화된 이른바 한국형 AI다. 문제는 이 ‘SOTA K’가 오픈AI의 GPT-4o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GPT-4o시리즈 몇 세대 전 구모델이 돼 가는 중이다.오픈AI는 지난 8월 GPT-5.0을 공개했고 이어 3개월만인 11월에 보다 업그레이드된 GPT-5.1을, 한달 뒤인 12월에 성능을 강화한 GPT-5.2를 발표했다. 구글의 AI 제미나이 3.0 출시를 계기로 AI 성능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업그레이드 기간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이 속도는 앞으로도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작년 5월에 출시된 GPT-4o는 그야말로 까마득한 구형 모델인 셈. 심지어 오픈AI는 내년 2월부터는 아예 GPT-4o의 API 지원을 중단할 예정이다.GPT-4o를 기반으로 한 KT의 ‘SOTA K’는 이런 변화를 따라가기 벅찬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SOTA K’는 AI 챗GPT 모델에 한국적 데이터 기반의 방대한 학습 및 튜닝, 안정화 테스트 등을 거치게 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오픈AI가 새로운 버전을 선보이면서 학습 시간 확보는 고사하고 초기 발표 버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중이다.KT 관계자는 “‘SOTA K’의 상위 버전으로 업데이트 계획이 있다”면서도 “사업 전략과 기술 진화 방향에 맞춰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업계에서는 글로벌 빅테크와 협업에 의존한 AI모델의 태생적 한계라고 지적한다. 실제 이는 KT만의 문제도 아니다. 카카오는 오픈AI와 협업을 통해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챗GPT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데, GPT-5.2부터 도입된 ‘심층 리서치’, ‘잘 생각하기’ 등의 기능은 현재까지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글로벌 빅테크와 손을 잡는 이른바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는 전략’은 거인이 달리기 이전까지만 유효했다는 이야기다. AI 업계에서는 거인에 매달리기도 힘겨운 상황이 온 것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온다.AI 업계 관계자는 “AI 성능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새로운 모델 업그레이드 주기가 점점 단축되고 있다”며 “이는 기존 모델의 파인튜닝을 통해 나온 AI모델의 개발에도 부담이 막대하게 커진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결국은 문을 열어두고 다양한 AI 모델과 협업하게 되는 멀티 LLM(거대언어모델)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이 때문에 KT가 MS와 협업을 통해 AI 모델을 발전하는 전략을 지속할지는 앞으로의 관전포인트다. KT는 최근 박윤영 전 KT 사장을 차기 CEO 후보로 낙점한 상황. 그가 기존 김영섭 KT 대표 체제의 MS 협업 전략을 이어받을지 여부는 현재까지 불투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