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피로에 지친 젊은 세대, 현실 세계와의 연결 선택소비자들은 여전히 '손에 잡히는 경험' 갈망… 체험형 마케팅의 시대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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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는 더 이상 온라인에만 머물지 않는다. 디지털 피로(digital fatigue)가 일상이 된 지금, 이들은 온라인 세계에서 벗어나 현실 세계와의 연결을 선택하고 있다. AI(인공지능)와 기술이 모든 것을 가상으로 대체하는 시대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손에 잡히는 경험을 갈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케터들은 그 변화를 예민하게 포착해냈다.22일 브랜드브리프는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문화적 접점으로 진화하며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낸 올해 최고의 체험형 마케팅 캠페인을 소개한다.△ 애플TV+(Apple TV+) '더 큐브(The Cube)'애플TV+는 올해 1월 오리지널 시리즈 '세브란스(Severance)' 시즌 2 공개를 앞두고 미국 뉴욕 그랜드 센트럴 역에 특별한 공간을 마련했다. 드라마 '세브란스' 속 사무실 세트장을 그대로 구현한 것은 물론, 배우들이 실제로 등장한 것이다. 이는 흔한 팬미팅이나 무대 인사 이벤트가 아니었다. 배우들은 모두 드라마 속 캐릭터 그대로 등장해 유리벽으로 막힌 세트장 안에서 일과를 보내는 모습을 연출했다.지하철역을 지나는 통근객들이 집과 직장의 경계가 교차하는 순간에 해당 팝업을 자연스럽게 마주치도록 했고, '세브란스' 극 중 인물들이 시즌1 후반부에서 유명인이 되는 설정과도 자연스럽게 맞물리도록 연출했다. 또한 '세브란스'를 연출한 배우 벤 스틸러(Ben Stiller)도 등장해 실제로 드라마 촬영을 지켜보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몰입감을 더했다.이 캠페인에 대해 토르 마이런(Tor Myhren) 애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은 "실제 배우들이 사람들 앞에 있고, 그들의 움직임과 존재가 전달하는 감정은 그 어떤 기술로도 재현할 수 없다"며 "진짜 인간이 만든 실체 있는 경험이야말로 사람들이 가장 강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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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고 X 포뮬러1 'Build the Thrill'
지난 5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마이애미 그랑프리(Miami Grand Prix)에서 20명의 F1 드라이버들이 레고로 제작된 F1카를 몰고 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캠페인은 자동차 마니아와 레고 마니아들을 하나로 묶어내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레고 F1카 제작에는 레고 엔지니어 26명으로 구성된 팀이 투입됐으며, 총 2만2000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려 완성했다. 레고 F1카의 최고 속도는 시속 12마일(시속 약 19.3Km)에 불과했지만, 레고를 조립해 F1 카의 실물 크기로 구현해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안겼다. -
- ▲ ©Microsoft
△ 마이크로소프트 'The Original Build'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5월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빌드(Build)에서 창립자인 빌 게이츠(Bill Gates)와 폴 앨런(Paul Allen)이 1970년대 처음 회사를 구상하기 시작했던 시점을 상상해 재현한 레트로 콘셉트의 몰입형 공간을 선보였다.어셈블리(Assembly)와 프로덕션 회사 'M ss ng P eces'가 제작한 이 공간에는 수많은 이스터에그와 게임 요소가 숨겨져 있었다. 참가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AI 비서 코파일럿(Copilot)과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를 포함한 최신 하드웨어와 기술을 탑재한 빈티지한 외관의 컴퓨터를 사용해 코딩 챌린지에 도전할 수 있었다. 또한 이 챌린지를 완료하면 마이크로소프트 직원 배지를 선물로 증정하고, 상징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초기 멤버'로 합류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이츠와 앨런, 공동 창업 멤버들의 옛날 사진과 당시에 사용했던 채용 문서, 기념품 등을 공간 곳곳에 숨겼다. 방문객들에게는 1970년대에서 영감을 받은 한정판 굿즈도 선물로 선사했다.해당 프로젝트는 최신 기술과 마이크로소프트에 열광하는 핵심 팬층은 물론, 지나간 시대의 미학에 매력을 느끼는 이들까지 모두를 사로잡은 영리한 캠페인으로 평가 받았다. -
- ▲ 넷플릭스 하우스. ©Netflix
△ 넷플릭스 하우스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는 11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쇼핑몰 킹오브프러시아에 첫 번째 '넷플릭스 하우스(Netflix House)를 열었다. '넷플릭스 하우스'는 넷플릭스 IP 팬들이 쇼핑을 하고, 게임을 즐기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콘텐츠를 시청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 속 세계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상설 공간이다.이 프로젝트에는 놀이공원 건립 규모의 금액이 투자된 것으로 전해졌다. 팬들은 오징어게임을 비롯해 브리저튼, 기묘한 이야기 등 다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의 굿즈, 브랜디드 레스토랑, 가상현실 체험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넷플릭스 하우스는 펜실베이니아 지점에 이어 12월에는 댈러스에 두 곳이 추가로 문을 열고, 2027년에는 라스베이거스에도 개관할 예정이다.넷플릭스는 "넷플릭스 하우스에서는 넷플릭스 시리즈, 영화에 등장하는 독특한 음식과 음료 등 몰입감 있는 경험을 즐길 수 있다"며 "넷플릭스 하우스는 새롭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실제 삶에서 이야기들을 체험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 △ 버라이즌(Verizon) 펜페스트(FanFest)지난 2024년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Super Bowl)에서 팝스타 비욘세(Beyonce)가 출연한 광고로 강한 인상을 남긴 버라이즌(Verizon)은 2025년 슈퍼볼 마케팅에서는 로컬(local) 전략을 택했다.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슈퍼볼 광고 지면을 구매하는 대신, 각 NFL 팀이 속한 모든 지역에서 동시에 30개의 슈퍼볼 관람 파티를 경기장과 주요 베뉴에서 개최한 것.이 이벤트를 조직하는 과정은 물리적으로 매우 복잡했지만, 버라이즌은 행사장에서 각 지역에 맞춘 음식과 음악을 제공하고, 지역별로 적합한 NFL 스타들과 지역 유명 DJ 등을 초청해 이를 성공적으로 실행했다.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모멘텀(Momentum)과 오길비(Ogilvy)는 뉴저지, 덴버, 남부 캘리포니아, 테네시의 NFL 경기장에서 진행된 온필드 액티비티를 포함해 이번 이벤트 운영을 지원했다. 팬들은 엔드존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라커룸 투어에 참여했으며, 경기 전 야외에서 열리는 테일게이트 파티 게임(tailgate party games)을 즐겼다.버라이즌은 각 지역의 특성에 맞춘 대규모 이벤트를 여러 시장에서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줬다. 마케팅이 점점 더 개인화되고 정교해지는 가운데, 체험형 마케팅 역시 그 속도에 발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버라이즌은 '팬페스트' 캠페인을 통해 입증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