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3사, 전체 완성차 점유율 7.2% … 역대 최저치같은 기간 현대차그룹 점유율 견조 … 수입차도 '질주'중견 3사 내년 신차 일제히 출격 … 흥행 여부 중요
  • ▲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한국GM
    ▲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한국GM
    올해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GM 한국사업장(한국GM), KG모빌리티(KGM), 르노코리아 등 이른바 '중견 3사'의 입지가 더욱 좁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기아의 굳건한 점유율과 수입차의 성장에 밀려 올해 내수 시장에서의 합산 점유율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것이다.

    업계에선 중견 3사가 내년 내놓을 신차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일제히 핵심 신차를 투입함과 동시에 전기차를 포함한 전동화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카이즈유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산차와 수입차를 포함한 누적 승용차(신차) 판매량은 138만1583대로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올해 자동차 시장의 둔화와 대내외 리스크로 경영환경이 얼어붙은 것을 고려하면 선방한 수치라는 평가다.

    전체 판매된 신차 중 수입차는 27만8930대로 16.7% 증가하며 내수 성장세를 이끌었다. 국산차 판매는 110만2653대로 집계, 전년보다 2.6% 늘었다. 

    국내 완성차의 경우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량이 늘며 시장을 주도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1% 증가한 42만9980대를, 기아는 2.1% 늘어난 46만5759대를 각각 판매했다.

    무엇보다 수입차 시장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가 5만5626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95.2% 급증하며 성장을 주도했으며,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도 판매량이 증가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반면 국내 중견 브랜드의 경우 녹록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브랜드별로 성과의 차이는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부진한 2025년이었다.
  • ▲ 2026년형 르노 그랑 콜레오스 새틴 유니버스 화이트. ⓒ르노코리아
    ▲ 2026년형 르노 그랑 콜레오스 새틴 유니버스 화이트. ⓒ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의 경우 올해 11월까지 전년 대비 45.1% 증가한 4만7500대를 판매했다. 르노코리아의 경우 첫 번째 오로라 프로젝트 모델인 '그랑 콜레오스'가 같은 기간 3만7398대가 판매되며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세단 모델인 SM6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QM6의 단종 이후 판매 라인업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비판도 받는다. 그랑 콜레오스 단일 차종에 의존하는 모양새가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GM은 올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1만3952대로 전년 대비 39.4% 감소, 중견 3사 가운데 가장 큰 부진을 겪었다. 쉐보레 브랜드 신차 공백이 길어지며 국내 시장 내 존재감이 떨어졌고, 철수설까지 나오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KGM도 같은 기간 3만759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15.5% 감소했다. 액티언 하이브리드가 7월 출시 이후 6587대가 팔리며 41.9% 성장했지만, 이를 제외한 주력 모델의 판매 둔화가 이어지면서 내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업계에선 중견 3사가 내년 신차 투입과 전동화 전환 가속을 통해 반전을 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판매와 브랜드 존재감을 동시에 높여 완성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회복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르노코리아는 내년 '오로라 프로젝트'의 두번째 모델인 쿠페형 SUV '오로라2(프로젝트명)'를 출시할 예정이다. 그랑 콜레오스를 잇는 후속작으로, 준대형 사이즈의 하이브리드(HEV) SUV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오로라2가 그랑 콜레오스의 흥행 요소로 꼽혔던 '인공지능(AI)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한껏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로라2의 흥행 여부에 따라 르노코리아가 완전한 경영 정상화 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지 판가름 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KGM은 내년 1분기 정통 픽업트럭 'Q300(프로젝트명)'을 출시한다. Q300은 렉스턴 스포츠&칸, 무쏘 EV에 이어 KGM의 픽업트럭 라인업을 확장하는 모델로, 레저와 상용 수요를 동시에 겨냥한 전략 차종이다.

    하반기에는 렉스턴 후속 모델인 중대형 SUV 'SE10(프로젝트명)'을 출시할 예정이다. KGM은 중국 체리자동차와 기술 협력을 통해 SE10을 개발 중으로, 내연기관뿐 아니라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GM은 내년 중 프리미엄 브랜드인 뷰익을 국내에 론칭하고 1개 차종을 출시한다. 또 픽업트럭·상용차 전문 브랜드인 GMC도 3개 차종을 출시하며 브랜드를 확장할 계획이다.

    한국GM은 이밖에 최근 프리미엄 전기 SUV인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를 국내에 정식 출시하며 전동화 전략을 본격화하기도 했다. 에스컬레이드 IQ는 국내 최초로 GM의 핸즈프리 주행 시스템인 '슈퍼크루즈'를 탑재, 차별화된 기술력을 국내 시장에 선보이며 경쟁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의 강력한 지배력과 더불어 수입차의 성장세가 거센 만큼 내년에도 중견 3사의 판매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신차 투입이나 전동화 확대 등의 성과를 통해 존재감을 되찾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