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신뢰·혁신 제고 방안' 발표에도 보합 반도체·방산 등 코스피 대형주에 수급 쏠려알테오젠·에코프로비엠 등 시총 상위주 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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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원회가 '천스닥' 시대를 목표로 시장 체질 개선안을 내놨으나, 시장의 반응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대형 반도체주로의 수급 쏠림 현상과 코스닥 주력인 바이오·2차전지 섹터의 혼조세가 맞물리며 정책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금융위가 '코스닥 시장 신뢰·혁신 제고 방안'을 발표한 이후 코스닥 지수는 뚜렷한 상승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발표 직후인 지난 22일 929.14로 마감했던 코스닥 지수는 23일 919.56, 24일 915.20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26일 919.67로 소폭 반등한 데 이어, 29일 오전 9시 47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60% 오른 925.15를 기록 중이다. 정책 기대감이 지수 레벨업으로 이어지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피 시장 내 반도체 및 방산 대형주로의 수급 집중을 주원인으로 꼽는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호조 등에 힘입어 29일 장중 5.84% 상승한 63만 40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5.63% 오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또한 12만원 선을 노크하며 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반면, 코스닥 시장의 핵심 축인 바이오와 2차전지 업종은 종목별 장세가 이어지며 지수 상승을 견인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전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알테오젠은 전일 대비 2.45% 오른 44만 975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HLB(4만 7150원, +2.39%), 펩트론(24만 5500원, +6.97%), 삼천당제약(22만 8000원, +3.17%) 등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리가켐바이오(17만 5700원, -2.39%), 에이비엘바이오(19만 6900원, -1.06%), 셀트리온제약(5만 9500원, -1.98%) 등은 약세를 기록하며 바이오 섹터 내에서도 투심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 알테오젠, 펩트론, 리가켐바이오 등 주요 바이오 기업들이 기술이전 지연이나 특허 소송, 장 마감 후 공시 등 이슈에 노출되면서 변동성이 확대되자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높아진 상태다. 최근 불거진 바이오 종목들의 공시 이슈와 주가 급등락에 대해 피로감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2차전지 관련주 역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 시총 2위 에코프로비엠은 전일 대비 0.06% 하락한 15만 6200원에 거래되며 보합권에 머물렀고, 에코프로는 1.03% 소폭 상승한 9만 8000원을 기록 중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확실한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금융위는 코스닥 시장의 저평가 해소를 위해 ▲상장 심사 및 퇴출 제도 재설계(다산다사 구조 확립) ▲코스닥 벤처펀드 세제 혜택 확대 ▲연기금 투자 유도 등의 내용을 담은 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을 유도하고 AI·우주항공 등 혁신 기업의 상장 문턱을 낮추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당장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 방향성은 긍정적이나, 당장 실적 가시성이 높은 코스피 반도체 섹터로 매수세가 몰리는 상황"이라며 "코스닥 시장의 신뢰 회복과 지수 반등을 위해서는 바이오 및 2차전지 등 주도 업종의 실적 확인과 불확실성 해소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