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iX3 첫 적용 … BMW 전동화 전략 핵심 파트너로7시리즈까지 공급 확대 전망 … 차세대 칩 적용 가능성반도체·하만 시너지 … 전장 포트폴리오 확장
  • ▲ BMW의 첫 번째 노이어 클라쎄 모델 'BMW 뉴 iX3'ⓒBMW코리아
    ▲ BMW의 첫 번째 노이어 클라쎄 모델 'BMW 뉴 iX3'ⓒBMW코리아
    삼성전자가 독일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 BMW에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며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치)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에 이어 BMW까지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진입 장벽이 높은 독일 완성차 시장에서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자사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 V720'을 BMW의 차세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뉴 iX3'에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 iX3는 BMW의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이 적용되는 첫 양산 모델로 내년 하반기 출시가 예정돼 있다.

    뉴 iX3는 BMW의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 '노이어 클라쎄(Neue Klasse)'가 처음 적용되는 모델이다.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을 본격화하는 BMW의 전략을 상징하는 차량으로 삼성전자가 해당 모델에 핵심 반도체를 공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엑시노스 오토 V720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설계한 차량용 IVI 프로세서로 운전자에게 실시간 주행 정보를 제공하고 고화질 멀티미디어 재생과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구현하는 역할을 맡는다. 5나노(㎚) 공정 기반으로 생산되며 기능 안전성(FUSA) 검증을 거친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뉴 iX3에 탑재된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 가운데 인포테인먼트와 오디오·비디오 처리 영역에서 엑시노스 오토의 역할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BMW는 뉴 iX3 공개 당시 기존 대비 처리 능력을 크게 끌어올린 고성능 컴퓨터 구조를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뉴 iX3 공급을 시작으로 BMW의 차세대 전기차와 내연기관 모델로 엑시노스 오토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BMW의 기함급 모델인 차세대 7시리즈에 삼성전자의 최신 차량용 반도체인 '엑시노스 오토 V920'이 탑재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엑시노스 오토 V920은 ARM의 최신 전장용 CPU를 적용한 고성능 프로세서로 기존 제품 대비 연산 성능과 그래픽, 인공지능(AI) 처리 능력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다수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카메라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어 디지털 콕핏과 SDV 환경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는 앞서 2019년과 2021년 각각 아우디와 폭스바겐에 엑시노스 오토를 공급한 바 있다. 이번 BMW 수주는 독일 프리미엄 완성차 3사를 모두 고객사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이번 성과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전장을 그룹 차원의 핵심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직접 협력 확대에 나서온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이 회장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 최고경영진과의 연쇄 회동을 통해 전장 사업 전반에서 협력 가능성을 모색해 왔으며 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전장 솔루션을 아우르는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강조해 왔다.

    삼성전자는 전장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반도체와 전장 솔루션을 아우르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회사 하만을 통해 독일 ZF 프리드리히스하펜의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사업을 인수하며 디지털 콕핏과 ADAS를 통합하는 전장 역량을 확대했다.

    차량용 반도체를 담당하는 시스템LSI사업부 역시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SoC 개발에 나서며 고객사 확대를 추진 중이다. 배터리(삼성SDI), 차량용 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 전장 솔루션(하만), 차량용 반도체(삼성전자)를 아우르는 그룹 차원의 전장 생태계 구축 전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BMW 뉴 iX3 공급은 단순한 단일 모델 수주를 넘어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완성차의 전동화·SDV 전략에 깊숙이 들어갔다는 신호"라며 "독일 완성차를 잇달아 고객사로 확보한 만큼 향후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주 확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