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이크쉑·배스킨라빈스 혁신 주도 … ‘미래 성장동력’ 존재감브랜드 재정비·푸드테크 성과 가시화, 조직 체질 개선 평가치폴레 국내 진출 앞두고 외식 포트폴리오 확장 시험대
  • ▲ 허희수 사장ⓒSPC그룹
    ▲ 허희수 사장ⓒSPC그룹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핵심 경영 전면에 나선 SPC그룹 허영인 회장의 차남 허희수 사장에 재계 안팎의 시선이 한층 집중되는 분위기다.

    1978년생 말띠 경영인인 허 사장은 신사업 발굴과 브랜드 혁신을 중심으로 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왔고, 올해 들어 그 성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6년 정기 인사에서 오너 3세를 핵심 요직에 전면 배치했다.

    특히 허 사장의 사장 승진은 단순한 세대교체를 넘어,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을 실행할 책임자로서 역할을 분명히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제빵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외식·플랫폼 중심의 종합 F&B 기업으로 확장하려는 SPC의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

    허 사장은 2007년 파리크라상 입사를 시작으로 파리크라상 마케팅본부장, 그룹 전략기획실 미래사업부문장, 그룹 마케팅전략실장, 비알코리아 총괄임원 등을 거치며 그룹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경험했다. 

    현재는 비알코리아 CVO로서 브랜드 전략과 신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마케팅과 전략, 외식 현장을 모두 경험한 이력은 허 사장의 경영 스타일을 설명하는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 ▲ 허 사장은 미국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을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시장의 평가를 받았다.ⓒSPC그룹
    ▲ 허 사장은 미국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을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시장의 평가를 받았다.ⓒSPC그룹
    가장 대표적인 성과는 글로벌 외식 브랜드 도입이다. 

    허 사장은 미국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을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시장의 평가를 받았다. 

    2011년부터 서울과 뉴욕을 오가며 수차례 프레젠테이션과 협상을 진행한 끝에 2015년 말 국내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고, 2016년 7월 강남 1호점은 글로벌 매출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현재 쉐이크쉑은 국내 33개,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해외 15개 매장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쉐이크쉑의 성공 이후에도 허 사장의 행보는 멈추지 않았다. 

    SPC그룹은 최근 미국 대표 패스트 캐주얼 브랜드 ‘치폴레 멕시칸 그릴’과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2026년 한국과 싱가포르에 1호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허 사장은 치폴레 CEO와 직접 만나 파트너십을 논의하는 등 협상 과정 전반을 주도했다. 업계에서는 건강과 프리미엄을 동시에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치폴레가 국내 외식 시장에서 새로운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 ▲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배스킨라빈스의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사전 예약률이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하며 뚜렷한 성과를 냈다. ⓒ배스킨라빈스
    ▲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배스킨라빈스의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사전 예약률이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하며 뚜렷한 성과를 냈다. ⓒ배스킨라빈스
    기존 브랜드에 대한 혁신 작업도 올해 성과로 꼽힌다. 

    허 사장은 배스킨라빈스와 던킨의 브랜드 재정비를 통해 업계 1위 입지를 공고히 하는 데 집중해왔다. 배스킨라빈스에서는 ‘워크샵 by 배스킨라빈스’와 ‘청담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닌, 브랜드와 고객이 상호작용하는 체험 공간으로 진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배스킨라빈스의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사전 예약률이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하며 뚜렷한 성과를 냈다. 

    허 사장이 주도한 ‘케이크 플랫폼 전략’을 통해 제품을 단발성 시즌 상품이 아닌 기술과 브랜드 역량을 집약한 플랫폼으로 재정의한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초저온 성형, 이중 충진, 글라사주 코팅 등 고도화된 제조 기술을 적용한 제품들은 경쟁사들이 쉽게 따라오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푸드테크 역시 허 사장의 주요 키워드다. 

    워크샵에서는 구글플레이와 협업해 구글 AI 모델 ‘제미나이’를 활용한 아이스크림 플레이버를 선보였고, 청담점에는 AI 기반 개인 맞춤형 추천 시스템 ‘플레이버 아이디’를 도입했다. 

    던킨 역시 ‘던킨 원더스’ 콘셉트를 통해 메뉴 전략과 공간 구성을 전면 재편하며 젊은 소비자층의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재계에서는 허 사장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성과 중심으로 입지를 넓혀온 오너 3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단기 실적보다 브랜드 경쟁력과 구조적 체질 개선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시간이 지나며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6년은 허 사장에게 시험대이자 기회가 될 전망이다. 

    치폴레 국내 진출이라는 대형 프로젝트와 함께, 기존 브랜드의 혁신 전략이 지속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허 사장의 최근 행보는 SPC가 제빵 중심에서 외식과 플랫폼을 아우르는 종합 F&B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는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내년 그의 전략적 선택과 실행력이 그룹의 중장기 방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