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확산… 공급자 우위 지속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기술경영' 고품질 수주 이어져
  •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효성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효성
    미국 전력망 투자가 설비 확보 경쟁으로 이어지면서 변압기 공급난이 장기화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까지 겹치며, 미국 내 송·배전 설비 시장은 당분간 공급 여건이 타이트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발전용 승압 변압기(GSU)를 포함한 대형 전력 변압기의 평균 납기는 143주에 달한다. 일반 전력 변압기 역시 납기가 2년을 넘기면서 변전소·송전선 프로젝트 일정이 변압기 납기에 맞춰 조정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가 곧바로 설비 공급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 AI·데이터센터 확산에 美 전력망 투자 동시다발

    수요 확대의 중심에는 데이터센터가 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대규모 전력을 상시로 소비하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건설이 이어지면서, 미국 유틸리티와 송전망 운영사들은 변전소 신설과 송전선 증설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배터리·첨단 제조시설 투자와 노후 전력망 현대화 수요까지 더해지며, 변압기와 차단기·개폐기 등 고전압 설비 전반의 발주가 확대되는 흐름이다.

    대형 변압기는 설계부터 제작, 시험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주문형 설비로, 신규 생산설비 확충과 숙련 인력 확보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미국 내 전력기기 시장은 수요 증가 속도에 비해 공급 확대가 제한적인 구조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수급 환경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보다는 일정 기간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 효성중공업, 美 초고압 생산 거점 앞세워 대응

    이런 환경에서 효성중공업의 미국 현지 생산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효성중공업의 미국 법인 효성HICO는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 증설을 통해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증설이 완료되면 장기화된 납기 이슈 속에서도 유틸리티와 송전망 운영사들의 발주에 보다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확보될 전망이다.

    멤피스 공장은 미국 내에서 765kV급 초고압 변압기를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거점으로 알려져 있다. 765kV급 변압기는 장거리 송전과 대규모 전력 수요처 연결에 필수적인 설비로, 데이터센터 단지 조성과 전력망 증설이 확대될수록 수요가 늘어나는 품목이다.

    초고압 제품은 기술 요건과 인증 절차가 까다로워 공급 가능한 업체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현지 생산 기반의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실적과 수주잔고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효성중공업 중공업 부문은 북미 전력기기 수주 확대에 힘입어 지난 3분기까지 견조한 실적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전력기기 중심의 수주잔고는 10조원 이상으로 북미 비중 확대와 초고압 변압기 등 고부가 제품 중심의 수주 믹스가 수익성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AI·데이터센터 투자와 전력망 현대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가 확인된 만큼, 2025~2026년까지 미국 전력기기 시장의 공급 여건이 빠르게 완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외에도 영국, 스웨덴, 스페인 등 주요국에서 지난해 2300억원이 넘는 초고압 전력기기를 잇따라 수주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평소 '기술경영'을 강조해왔다. 기술이 뒤처진 제품이나 불량은 전력기기 시장에서 허용될 수 없다는 완벽함을 중시해왔는데 이러한 품질력이 전력시장 수주 확대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팀 스피리트(Spirit·정신)으로 고삐를 잡아 세계 제패를 향해 힘차게 질주하는 적토마의 해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