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저공해 및 무공해자동차 보급 고시' 시행2030년까지 신차의 절반 전기차·수소차로 팔아야목표 못 채우면 1대당 150만~300만원 기여금 부과美 전기차 보조금 폐지·EU 내연차 퇴출 정책 철회한국만 가속 페달 … 중국 전기차 '반사이익' 우려
  • ▲ 서울 여의도 도로에서 전기차가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서울 여의도 도로에서 전기차가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2030년까지 국내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절반을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로 채우도록 의무화한다. 목표를 채우지 못한 자동차 업체에는 1대당 150만~300만원의 기여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올해 저공해차 보급 목표가 28%인 것을 감안하면 4년 만에 2배 가까이 늘려야 해 무리한 목표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전기차 보급에 앞장섰던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내연차 퇴출에 속도 조절에 나선 상황에서 한국만 가속 페달을 밟아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중국산 전기차 업체들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연간 저공해 및 무공해자동차 보급 목표 고시'를 5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제조·수입사는 올해 신차의 28%를 저공해차로 판매해야 한다. 공해차에는 무공해차인 전기·수소차와 저공해차인 하이브리드차가 모두 포함된다. 이 목표치는 2027년 32%, 2028년 36%, 2029년 43%, 2030년 50% 등으로 매년 지속적으로 높아진다. 저공해차에는 무공해차인 전기·수소차와 저공해차인 하이브리드차가 모두 포함된다.

    자동차 제조·수입사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목표치에 미달한 차량 대수만큼 기여금을 내야 한다. 기여금은 올해에는 1대당 150만원이지만 2028년부터는 1대당 300만원으로 두 배 오른다. 또 목표를 채우지 못한 제조·수입사가 판매한 전기차에 대해서는 소비자에게 지급되는 구매보조금도 줄어든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정부의 목표치가 현실성이 떨어지는 무리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판매된 국내 신차 가운데 전기·수소차 비율은 13.5%에 불과하다. 그런데 5년만에 친환경차 비율을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발표하면서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53∼61%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기·수소차 같은 친환경차의 빠른 보급이 필요하는 입장이다. 

    반면 내연차 퇴출에 앞장섰던 미국, EU 등은 속도조절을 하고 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바이든 행정부 시절 강화됐던 자동차 연비 규제를 완화하며 친환경차보다는 내연기관 차량에 유리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구매 시 지급되던 7500달러(약 1102만 원) 규모의 세액 공제도 폐지됐다.

    EU는 2035년부터 신차의 탄소 배출량을 100% 감축하겠다며 내연차 판매 전면 금지 조치를 발표했지만, 지난해 12월 이를 철회했다. 독일, 이탈리아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들도 지난해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했다.

    당장 자동차 회사들은 올해부터 '기여금 폭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기아의 경우 작년(1~11월) 국내 판매량을 연환산하면 올해(1대당 150만원) 1300억원 가량의 기여금을 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8년부터는 1대당 300만원으로 계산하면 기여금이 2600억원 규모로 늘어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차 비중을 늘리는 정책에는 공감하지만 정부 목표치를 달성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기여금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적으로 중국산 전기차가 저가 공세로 밀고 들어오는데 우리나라도 중국산 전기차에 시장을 내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