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안전 영상, TV 드라마 형식으로 재해석해 화제안전 수칙 안내와 브랜딩, 관광지 홍보까지 1석 3조 효과BBDO 게레로(BBDO Guerrero) 대행글로벌 항공 업계, 새로운 형식과 스토리텔링으로 기내 안전 영상 콘텐츠 경쟁
  • ▲ 필리핀 항공의 비행기 기내 안전 영상의 한 장면. ©Philippine Airlines
    ▲ 필리핀 항공의 비행기 기내 안전 영상의 한 장면. ©Philippine Airlines
    누구든 꼭 봐야 하지만, 누구도 주의를 기울여서 보지 않는 영상. 바로 비행기 기내 안전 수칙 영상이다. 지루하고 재미없는 기내 안전 영상을 흥미진진한 드라마로 제작한다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필리핀 항공(Philippine Airlines)이 그에 대한 유쾌한 답을 내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필리핀 국적 항공사인 필리핀 항공은 최근 'Care That Comes From The Heart(진심으로부터 비롯된 배려)'라는 제목의 비행기 기내 안전 영상을 공개했다.

    필리핀 항공은 국민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필리핀 TV 드라마 특유의 감성을 해당 영상에 접목시켰다.

    6분 분량의 영상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가슴 아파하는 한 커플의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 속에 안전벨트 착용부터 금연 안내, 산소마스크 사용법, 구명조끼 착용법, 비상 착륙시 대처법 등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대부분의 탑승객들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보느라 흘려듣기 십상인 기내 안전 영상을, TV 드라마 형식으로 재해석해 눈길을 끌기로 한 것이다. 

    일반적인 기내 안전 영상은 안전 수칙이나 주의 사항 등을 승무원의 시연 방식으로 소개하지만, 필리핀 항공은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뒀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이 정해 둔 정략결혼을 해야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드라마 스타일로 압축해 보여주면서도, 중간중간 기내 안전 수칙을 함께 보여주며 시청자들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특히 극의 스토리를 방해하거나 몰입을 깨지 않고, 오히려 웃음을 주는 포인트로 안내 영상을 적재적소에 삽입한 점이 큰 호평을 받았다.
  • 뿐만 아니라, 영상 속 배경지로 팔라완, 보홀, 하시엔다 로살리아, 판가시난, 보라카이 등 필리핀을 대표하는 명소들을 보여주며 관광지를 홍보하는 동시에 필리핀 항공의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는 영리한 크리에이티비티를 보여준다. 

    해당 영상은 필리핀항공의 첫 번째 에어버스 A350-1000 기종에 탑재되면서 처음 공개됐고, 올해 초부터 항공기 기단 전반으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온라인을 통해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사람들이 다음 에피소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보기 위해 필리핀 항공을 탈 수 있도록, 10년 짜리 시리즈 제작을 고려해주세요", "안전 수칙과 스토리텔링, 아름다운 필리핀까지 모두 담겨 있네요", "관광청보다 우리 문화와 관광 명소를 더 잘 홍보하는 필리핀 항공", "기내 안전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일부러 본 건 이번이 처음이네요. 최고예요!"와 같은 호평을 쏟아내며 소셜 플랫폼으로 빠르게 확산시키고 있다. 

    광고대행사 BBDO 게레로(BBDO Guerrero)가 대행한 필리핀 항공의 이번 프로젝트는 항공사의 '의무'로 인식되기 쉬운 안전 커뮤니케이션을, 문화적 친숙함과 감정적 서사로 재해석함으로써 '찾아보게 만드는 브랜드 콘텐츠'로 전환한 사례로 꼽힌다. 또한 안전, 브랜딩, 관광 마케팅을 하나의 내러티브로 엮어내면서, 기내 안전 영상이라는 전통적인 포맷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 이처럼 새로운 형식과 스토리텔링으로 기내 안전 영상을 제작하는 것은 글로벌 항공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브랜드와 문화,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크리에이티브 콘텐츠로서의 경쟁이 시작된 것. 

    에어프랑스(Air France)는 2021년, 프랑스의 문화·관광 콘텐츠를 결합한 안전 영상을 공개했고 에어뉴질랜드(AirNewZealand)는 2014년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지를 활용해 판타지 영화 스타일로 안전 수칙을 재구성한 대규모 시네마틱 영상을 선보였으며, 영국항공(British Airways)은 2017년 로완 앳킨슨(미스터 빈), 고든 램지 등 영국의 유명인들이 등장하는 코믹한 안전 영상을 선보여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대한항공은 2019년 에스엠엔터테인먼트(SM Entertainment)와 손잡고 프로젝트 그룹 '슈퍼엠(SuperM)'이 출연한 뮤직비디오 스타일의 기내 안전 영상을 선보였으며 2024년에는 전 세계 항공사 최초로 '버추얼 휴먼(가상인간)'이 등장한 기내 안전 영상을 공개해 큰 화제를 모았으며 전일본공수(ANA)는 애니메이션 포켓몬(Pokémon)과 협업해 세계 최초의 포켓몬 테마 기내 안전 영상을 제작해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