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대표 종목 모두 부진 … 넷마블 6년째 하락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에 "보수적 접근"신작 흥행과 환율이 2026년 반등의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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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폭주 속에서도 게임주는 여전히 긴 침체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은 2022년 이후 하락 흐름이 이어지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내리막을 기록했고, 올해 역시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 게임주들이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피로감도 누적되는 모습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점진적인 회복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게임산업 ETF는 지난해 -8.48% 하락한 데 이어 올해도 0%대 수익률에 머물며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TIGER K게임 ETF 역시 지난해 7.9% 하락했고, 올해도 소폭 내림세다. TIGER 게임TOP10 ETF는 올해 들어 1%대 상승에 그치고 있다. 이들 ETF는 2022년 한 해에만 50% 이상 폭락한 이후 4년 연속 코스피 랠리와는 전혀 다른 궤적을 그리고 있다.

    ETF를 구성하는 주요 게임주들의 주가 흐름도 녹록지 않다. 넷마블은 2021년 이후 올해까지 6년 연속 하락세다. 카카오게임즈는 2022년부터 5년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크래프톤은 2022년 한 해에만 63% 넘게 급락한 뒤 2024년까지 반등했지만, 다시 지난해부터 약세로 돌아섰다. 엔씨소프트는 2021년 고점 대비 80% 가까이 하락한 이후 최근 들어서야 소폭 반등하는 흐름이다.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에 대해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메리츠증권은 카카오게임즈에 대해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할 수 있는 신작은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내 재무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게임으로는 MMORPG ‘오딘Q’가 가장 유력하다”면서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국내 게임사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어 신작이 나오더라도 장기 흥행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카카오게임즈 라인업 가운데 기대작으로 꼽히는 ‘아키에이지 크로니클’과 ‘크로노 오디세이’ 역시 출시 시점이 변수다. CBT 이후 피드백 반영과 마케팅 일정을 고려하면 2026년 말이나 2027년 초 출시가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신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할 경우 퍼블리싱 가치 재평가가 가능하지만, 그때까지 기다리기에는 기회비용이 큰 구간”이라고 지적했다.

    유진투자증권은 크래프톤에 대해 올해 연간 실적 추정치가 하향 조정됐다며 목표주가를 46만 원에서 39만 원으로 15.21% 낮췄다. PUBG IP 트래픽 감소와 중국 지역 매출 순위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불명확한 신작 출시 시점으로 인해 당분간은 기존 PUBG IP의 성과가 핵심”이라며 “트래픽과 중국 매출 순위의 반등이 확인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올해 신작인 ‘팰월드 모바일’과 ‘서브노티카2’는 지스타2025에 출품돼 원작 콘텐츠를 충실히 구현했다는 점에서 모바일 환경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일부 게임주에 대해서는 “바닥은 지났다”는 진단도 나온다. 업황 반전의 핵심 변수로는 신작 성과와 환율 환경이 동시에 거론된다. 신작 흥행이 가시화되고 강달러 흐름이 유지될 경우 실적과 밸류에이션이 함께 회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저평가 종목으로는 넷마블이 꼽힌다. 지난해 신작 3종의 성과를 기반으로 이익 성장이 기대되지만, 주가는 12개월 선행 기준 주가수익비율(12MF) 13배 수준으로 역사적 저점에 근접해 있다. 다만 밸류에이션 회복의 전제 조건은 명확하다. 이미 2026년 실적 컨센서스에는 최근 2년간 신작 성과가 상당 부분 반영돼 있고, 올해 공개된 라인업 역시 시장에 알려진 상태다. 결국 주가 반등의 관건은 신작의 ‘기대 이상 흥행’ 여부다.

    첫 시험대는 오는 28일 글로벌 출시 예정인 ‘일곱 개의 대죄: Origin’이다. 해당 IP는 과거 북미와 일본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출시 이후 2025년 ‘세븐나이츠 리버스’와 유사한 성과를 낼 경우 시장의 관심을 다시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은 넷마블이 2026년 영업수익 2조9721억원(+6.9% YoY), 영업이익 3960억원(+17.0% YoY, 영업이익률 13.3%)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RF온라인 넥스트’, ‘세븐나이츠 리버스’, ‘뱀피르’는 하향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글로벌 확장을 통해 여전히 실적에 기여하고 있으며, ‘몬길: STAR DIVE’를 포함해 6개 이상의 신작이 대기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2025년 MMO 성과를 확인한 데 이어 2026년에는 비MMO 장르에서의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엔씨소프트의 적정주가를 17만원에서 18만3000원으로 상향했다. 엔씨소프트는 2026년 레거시 IP에서 1.4조원대 매출을, 신작에서 6000억~1조원을 예상하고 있다. 2025년 리니지2M 동남아 진출이 반영된 레거시 매출은 YoY 8% 감소했지만, 2월 예정된 ‘리니지 클래식’과 리니지W 지역 확장을 감안하면 1.4조원 수준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다만 ‘타임 테이커스’와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는 비MMO 장르로, 퍼블리싱 성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업황 부진 속에서도 고환율 환경은 게임주에 우호적인 변수로 꼽힌다. 강달러·원화 약세 국면에서는 매출은 달러로, 비용은 원화로 인식되는 구조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글로벌 매출 비중은 더블유게임즈 100%, 크래프톤 92%, 시프트업 약 85%, 넷마블 71%, 네오위즈 53%, 엔씨소프트 40% 순이다. 특히 크래프톤처럼 스팀 내 재화를 달러 기준으로 판매하는 구조는 환율 효과가 비교적 직접적으로 반영된다. 달러뿐 아니라 위안화, 유로화, 엔화 강세 역시 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주는 장기간 부진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게 완화된 상태지만, 투자심리를 되돌릴 수 있는 계기는 결국 신작 흥행 성과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환율 환경이 단기적으로는 실적 방어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시장의 시선은 2026년을 겨냥한 라인업 경쟁력에 집중돼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