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KF-21 첫 수출 예고… 매출 5조 넘는다현대로템, 美 뉴욕 메트로 도전장… 사업비 2조↑한화에어로·시스템, 플랫폼·전자 '쌍끌이' 확장 LIG넥스원, 단품 넘어 ‘체계 수출’ 본격화
  • ▲ KAI KF-21 전투기 ⓒKAI
    ▲ KAI KF-21 전투기 ⓒKAI
    새해 들어 방산주가 일제히 급등하자 시장에서는 '거품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뒤 내년도 미 국방비 증액 기조를 밝히는 등 글로벌 안보 긴장감이 높아진 데 따른 '일시적' 효과라는 의미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근 K-방산 주가 강세를 단기 변수로만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연초(1월 2일) 대비 12일 기준 핵심 방산 5개사는 모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화시스템이 약 40% 올랐고 KAI는 약 31%,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은 각각 약 28%, 현대로템은 약 13% 상승했다. 

    특정 기업이 아니라 업종 전반이 동반 강세를 보인 만큼, 수출 품목과 지역이 동시에 넓어지는 등 산업 체질 변화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 KAI, KF-21 첫 수출 예고… 올해 매출 5조 넘는다 

    1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최소 연매출 5조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지난해 KAI 연매출이 3조5000억원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40%이상 증가한 셈이다. 

    KAI는 KF-21 전투기와 고정익·회전익(L/H) 사업의 양산 물량이 동시에 진행되며 연매출 5조원 안팎의 외형을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폴란드, 말레이시아, 필리핀의 FA-50 수출이 차곡차곡 매출로 인식될 전망이다. 

    항공 산업 특성상 수출 계약이 실적으로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미 국내외 양산 물량만으로도 매출 기반이 깔려 있다는 점에서 지난해와는 다른 국면이라는 분석이다. 

    KF-21의 첫 수출 기대감도 상당하다. 수출국으론 KF-21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가 가장 먼저 거론된다. 개발분담금 납부 지연 논란을 빚었던 인도네시아는 최근 한국과 KF-21 도입을 위한 협상을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필리핀, UAE, 사우디 등 중동 국가들이 잠재 수요처로 거론되며 수출 지역 확대 기대도 이어지고 있다.
  • ▲ 현대로템 K2 전차 ⓒ현대로템
    ▲ 현대로템 K2 전차 ⓒ현대로템
    ◆ 현대로템, 폴란드 벗어나 새 수출국 뚫어

    지상무기 분야에서는 수출 지형 변화가 가장 뚜렷한 기업으로 현대로템이 꼽힌다. 그동안 방산 수출이 폴란드에 집중돼 있었지만, 지난해 12월 페루 수출에 성공하며 중남미 시장으로 외연을 넓혔다. 폴란드 시장 중심이던 구조에서 벗어나 수출 대상 지역을 다변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철도사업에서도 확장 흐름이 확인된다. 현대로템은 올해 뉴욕 메트로 (MTA) 입찰을 앞두고 있다. 뉴욕 지하철 '디비전 1구역'을 운행하는 노후 전동차 500량을 교체하는 사업으로, 추가 옵션으로 500량 이상이 포함될 수 있다. 업계에선 입찰 금액이 2조원을 웃도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철도 수주 환경도 우호적으로 전환되고 있다. 지난 연말 이재명 대통령이 업무보고에서 다원시스 철도차량 납품 지연 사례를 직접 언급하며 공공 철도 발주 구조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저가 위주의 입찰과 과도한 선급금 지급이 품질과 납기 실패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언을 계기로 최저가 중심 발주 관행이 재검토되고, 기술력·납기 이행 능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대형 철도 제작 역량과 실적을 갖춘 현대로템에 유리한 환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 한화에어로·한화시스템, 플랫폼·전자 '쌍끌이' 확장

    한화그룹 방산 계열의 확장도 눈에 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를 중심으로 한 지상무기 수출에 더해, 항공엔진·탄약·체계 사업까지 외연을 넓히며 플랫폼 중심 방산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기존 수주 물량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는 국면에 들어서며, 수출 지역 역시 유럽을 넘어 중동·아시아로 다변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전자·체계 부문에서는 한화시스템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소형 SAR 위성을 중심으로 군·민수 겸용 우주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전차·장갑차용 능동방호체계(APS) 개발을 통해 지상무기 생존성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완성 무기체계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레이더·센서·방호·지휘통제 기술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며, 수출 플랫폼 확대에 따른 동반 수혜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완성 플랫폼’을, 한화시스템이 ‘전자·체계’를 맡는 그룹 차원의 역할 분담 구조가 해외 수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단일 무기 판매를 넘어 플랫폼과 핵심 전자체계를 함께 제안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구축됐다는 평가다.

    ◆ LIG넥스원, 단품 넘어 ‘체계 수출’ 본격화

    LIG넥스원은 유도무기 분야에서 수출 품목의 질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 그동안 단일 유도무기 중심이던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항공·방공 체계를 묶은 패키지 수출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KF-21 단거리 공대공 유도탄 사업에 이어 장거리 공대공 무기체계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항공 플랫폼과 결합한 수출 모델이 구체화되고 있다.

    중동 시장에서는 천궁-II(L-SAM 하위 체계) 운용 실적이 쌓이면서 미사일·레이더·지휘통제체계를 아우르는 방공 체계 수출로 확장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단발성 무기 판매가 아니라, 운용·정비·후속 개량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췄다는 점에서 수출의 지속성과 반복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AESA 레이더 개발과 항공 플랫폼이 결합되면서 KF-21을 축으로 한 항공 무기체계 패키지 수출이 가능해졌다"며 "이는 단일 무기 공급을 넘어 국내 방산 수출이 체계 단위로 전환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