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LTV 담합 첫 제재 … 업권 리스크관리 관행 정면 충돌은행 ‘악의적 해석’ 반발, ‘정보교환·소비자 피해 부재’ 주장쟁점은 법정으로 … 금융·공정 규제 간 충돌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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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거래위원회가 4대 시중은행의 부동산담보인정비율(LTV) 정보 교환 행위를 ‘담합’으로 규정하고 총 272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은행권은 “담합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 차원의 정보 공유”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법정 공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정위는 21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2022년 3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전국 부동산 유형·지역별 LTV 정보 최대 7500개 항목을 상호 교환해 시장 경쟁을 왜곡했다고 판단, 과징금 2720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은행별 과징금은 하나은행 869억, 국민은행 697억, 신한은행 638억, 우리은행 515억 수준이다.

    공정위는 정보 교환으로 4개 은행의 평균 LTV가 비참여 은행보다 약 7~9%포인트 낮게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이는 차주의 대출 한도를 제한하고, 특히 담보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자금 수요에 제약을 초래했다는 판단이다. 문재호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시장 점유율이 높은 4개 은행의 LTV가 수렴함으로써 차주 선택권이 사실상 제약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은행권은 “정보 교환은 사실이지만 이를 ‘가격 담합’으로 보는 건 과도한 규제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은행들은 담보평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부동산 정보를 공유한 것일 뿐, LTV를 인위적으로 낮춰 이익을 얻을 이유가 없다고 반박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차주 입장에서는 LTV가 높을수록 유리하고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규모를 늘릴수록 수익이 커지는데 굳이 낮출 유인이 없다”고 말했다.

    LTV 조정이 일률적인 하향만 있었던 것도 아니라는 점도 쟁점이다. 지역·유형별로 위험도가 다르기 때문에 일부는 상향 조정된 사례도 존재하며, 이는 소비자에게 오히려 이익이 발생한 경우라는 논리다. 이런 경우까지 소비자 피해로 볼지 여부도 다툼의 대상이될 가능성이 높다.

    핵심은 공정위가 LTV 정보를 ‘거래조건’으로 해석했느냐 여부다. 공정거래법상 정보 교환 담합은 2021년 말 개정 이후 규제 강도가 높아졌지만, 금융상품의 리스크 관리 정보까지 거래조건으로 볼지에 대해선 업계와 법조계에서 논쟁이 있다. 담보평가와 영업 경쟁을 동일한 잣대로 적용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은행권은 공정위 의결서를 검토한 뒤 행정소송·집행정지 가처분을 포함한 법적 대응을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징금 규모보다 ‘담합 낙인’이 더 큰 리스크”라며 “향후 LTV·DSR 등 대출 규제 설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대응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