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노조, 한국거래소 앞 기자회견
  • ▲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는 2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증권 거래시간 연장 반대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뉴데일리
    ▲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는 2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증권 거래시간 연장 반대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뉴데일리
    코스피가 장중 50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2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는 증권 거래시간 연장에 반대하는 증권노동자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는 한국거래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거래소가 추진 중인 증권 거래시간 연장안의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노조는 “코스피 5000 시대에도 증권 노동자는 차디찬 길바닥에 나와 있다”며 “거래시간 연장은 금융 선진화가 아니라 공멸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노조가 문제 삼은 거래시간 연장안은 오전 7시 프리마켓 개장, 오후 8시까지 애프터마켓 운영, 향후 24시간 거래 확대 가능성 등을 골자로 한다.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는 “글로벌 스탠더드, 투자자 편의라는 명분은 허울에 불과하다”며 “대체거래소(넥스트레이드) 출범 이후 거래소의 수익성 악화와 점유율 방어 목적이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코스피 5000 시대가 거래시간을 늘려서 만들어진 결과는 아니다”라며 “지배구조 개선과 제도 변화가 시장에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선진 자본시장으로 가기 위해 거래시간 연장이 필수 조건이라는 주장은 업계 누구도 동의하지 않는다”며 “정은보 이사장이 임기 1년 남은 시점에서 치적을 내세우기 위해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이라면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창욱 증권업종본부 본부장도 “금융위원회에서도 일방적 독주가 아닌 충분한 논의와 단계적 준비를 주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거래소가 언론을 통해 ‘7시 개장’을 기정사실화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는 거래시간 연장 추진 배경을 두고 정은보 이사장의 정치 행보와 연관된 의혹 제기도 나왔다. 

    이 본부장은 “업계에서는 정 이사장이 임기 마무리 국면에서 개인적 치적을 쌓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말과 함께, 부산 출마설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노조는 거래시간 연장이 증권사 현장에 미치는 부담도 지적했다. IT 인력과 고객센터, 결제·자금·리스크 관리, 준법감시 등 필수 인력이 새벽부터 근무해야 하는 구조가 불가피해 노동조건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KB증권 지부 부위원장은 “거래시간 연장은 명백한 근무시간 변경”이라며 “노동조합과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또 과거 수수료 한시적 인하 사례를 언급하며 “회원사 의견을 묻지 않은 채 일정과 시스템 변경을 강행해 왔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프리마켓 주문을 정규장으로 이관하지 않는 거래소의 구조 역시 “고객 혼란과 금융 시스템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명분 없는 거래시간 연장안을 당장 폐기하라”며 “계획이 강행될 경우 정은보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거래시간 연장 즉각 철회”, “졸속 연장 정은보 이사장 퇴진” 등의 구호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