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 특성 따라 이자 리스크 선택 달라 … “일률적 고정금리 확대 한계”한국은 여전히 변동금리 편중, 통화정책·거시건전성 ‘엇박자’ 리스크한은 “최적 조합 찾아야 … 정책 목표 제시보다 설계 정교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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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담대 고정금리대출 비중 추이 ⓒ한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유형 선택이 차주의 경제적 여력과 시장 환경에 의해 크게 달라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고정금리 비중 확대 정책이 가계 건전성만을 기준으로 일률 추진돼 왔다며 통화정책 파급경로와 시장 기능까지 고려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26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공개한 연구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주담대 금리 유형은 정책 유도로 고정금리 비중이 크게 확대됐지만, 차주 선택 패턴은 계층별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특히 총소득·총자산·총부채가 클수록 변동금리를 택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금리 변동에 따른 이자 부담의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 때문이다.반면 경제적 여력이 낮거나 인플레이션 경험이 많은 20대 이하 차주는 고정금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다. 한은은 “금리 선택은 단순 상품 선택이 아니라 가계의 위험 인식과 재무구조를 반영한 합리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공급 요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변동 스프레드가 벌어질수록, 주택가격 상승률이 높을수록 변동금리 선택 비중은 커졌다. 반대로 장기 기대금리가 높을수록 고정금리를 택하는 비중이 증가했다. 한은은 “차주가 향후 금리 사이클을 반영한 기대를 고려해 유형을 판단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정책적 파급도 제기됐다. 고정금리 비중이 크게 늘면 가계 금리 위험이 줄어 거시건전성은 개선되지만 통화정책 파급력은 떨어진다. 기준금리 조정이 가계 이자 부담에 전달되는 폭이 작아져 통화정책 효과가 희석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변동금리 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 금리 상승기마다 가계 연체 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한국의 고정금리 비중은 여전히 주요국 대비 낮다. 국제 통계 기준 2022년 4분기 한국의 고정금리 비중은 34.9%로 멕시코(99.6%), 미국(95.3%), 프랑스(93.2%)와 큰 격차를 보였다. 다만 정책모기지를 제외한 실제 시장 비중은 더 낮다는 분석도 있다.한은은 금융당국이 은행에 일정 비율의 고정금리 목표를 제시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차주 특성과 기대금리, 조달 구조 등을 고려한 ‘적정 비율 탐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시장 규율 문제가 아니라 통화정책, 거시건전성, 금융안정이 서로 충돌하는 정책 삼각지대의 문제라는 해석이 깔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