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 대사대리, 13일 배경훈 부총리에 서한 발송온라인플랫폼 등 디지털 서비스 분야 합의 이행 요구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석유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6.01.10. ⓒAP/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석유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6.01.10. ⓒAP/뉴시스
    미국이 약 2주 전 "양국이 지난해 11월 체결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의 무역 분야 합의 후속 조치 이행을 촉구하라"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관세 인상을 통보하기 전 한국에 사전 경고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제임스 헬러 주한 미국 대사대리는 지난 13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서한을 발송했다. 참조인에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에는 "양국은 '미국 기업들이 네트워크 사용료 및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률 및 정책 측면에서 차별을 받지 않고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한다'는 공동 약속을 이행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적혔다. 

    이어 "우리는(미국은) 앱 마켓플레이스, 온라인플랫폼, 지도, 디지털 광고, 전자상거래, 클라우드 서비스를 포함한 광범위한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 걸쳐 이 공동 약속이 성실히 이행되기를 바란다"면서 "이러한 약속의 일환으로, 미국 기업과 그 경영진이 공정하게 대우받고 차별적인 형사 책임이나 여행 제한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 대통령은 합의한 바를 준수하고 미국 디지털 기업들이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받거나 과도한 부담을 겪지 않도록 보장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과 미국은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뒤인 지난해 11월 13일 정상 간 안보·무역 분야 합의 내용을 정리한 공동 팩트시트를 발표했다.

    팩트시트는 한국이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이행하는 조건으로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15%로 인하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팩트시트에는 "한미는 망 사용료, 온라인플랫폼 규제를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과 정책에 있어 미국 기업들이 차별당하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11월 26일 국회에 대미투자특별법을 발의했고, 미국도 작년 12월 4일 관보 게재와 함께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소급 인하했다. 그러나 대미투자특별법은 국회에 제출된 채 현재까지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미국은 무역 합의 이후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민주당이 발의한 온라인 플랫폼 규제법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해왔다.

    서한에서 언급된 온라인플랫폼법은 네이버·카카오·구글 같은 시장지배적 대형 플랫폼에서 불공정 행위 발생 시 기업 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향후 5년간 외교 전략을 담은 '2026~2030 회계연도 전략계획(Agency Strategic Plan)' 문서에서 "외국 정부와 국제기구들이 '표현의 자유' 같은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률·규정을 만들고 있고, 이런 법률들은 미국 기업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국내외 미국인을 표적으로 삼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리고 약 11일 뒤인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입법부가 미국과의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난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관세(국가별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산업통상부는 27일 오전 청와대 정책실장 주재로 열린 긴급대책 회의에 참석해 관련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계획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캐나다 일정이 종료되는 대로 미국을 방문해 러트닉 상무장관과 관련 내용을 협의할 계획이며,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계부처와 긴밀히 공조해 우리 정부의 관세합의 이행 의지를 미측에 전달하고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