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0치약 리콜·상표권 분쟁까지 … 인수 막판 변수 확대실적 부진 속 거래 종결 임박 … 태광, 리스크 관리 시험대철회보단 조건 관측 속 M&A 막판 조율 주목
  • ▲ 애경산업 로고 ⓒ애경산업
    ▲ 애경산업 로고 ⓒ애경산업
    태광산업과 애경산업의 인수합병(M&A)이 막바지 국면에서 복합 리스크에 직면했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2080치약 리콜 사태와 상표권 분쟁 등 법적 변수까지 겹치며 인수 이후 부담 요인이 한꺼번에 부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수들이 인수 조건과 거래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면서 딜 클로징을 앞두고 양측의 리스크 관리와 막판 셈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애경산업의 인수 및 경영권 이전을 앞두고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최근 2080치약 리콜 사태가 발생하면서 인수합병(M&A) 잔금 규모와 인수 조건 등에 대한 재점검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태광산업은 지난해 10월 티투프라이빗에쿼티,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통해 애경산업 지분 63.13%를 47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계약 체결 당시 총 매매금액의 5%인 235억원을 계약금으로 지급했으며 잔금은 거래 종결일인 다음 달 19일에 납입할 예정이다. 애경산업도 공시를 통해 양도금액과 매매일자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계약에 변수로 떠오른 것은 최근 발생한 2080치약 리콜 사태다. 애경산업의 주력 브랜드인 2080 치약에서 사용이 금지된 성분인 트리클로산이 검출되면서 시중에 유통된 제품만 약 2900만개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트리클로산은 국내에서 2016년부터 치약에 사용이 금지된 성분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결과 2023년 2월 이후 제조돼 국내로 수입된 2080 치약 6종 가운데 870개 제조번호 중 87%에서 최대 0.16%의 트리클로산이 검출됐다. 다만 미국과 유럽 등 일부 국가에서는 0.3% 이하를 안전 기준으로 보고 있어 식약처는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국내에서 제조된 2080 치약 128종에서는 해당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

    문제가 된 제품은 중국 제조사 도미에서 생산된 것으로 제조 장비 소독·세척 과정에서 사용된 트리클로산이 혼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식약처는 애경산업에 대해 행정처분과 수사의뢰를 검토 중으로 수입 업무 정지 등 추가 제재 가능성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 ▲ ⓒ태광그룹
    ▲ ⓒ태광그룹
    브랜드 신뢰도에 부담을 주는 요인은 리콜 사태에 그치지 않는다.

    애경산업은 최근 중소 구강케어 기업 에이카랩스가 제기한 상표권 침해 고소 건으로도 논란에 휩싸였다. 특허청 상표특별사법경찰은 해당 고소 건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에이카랩스는 애경산업이 2080 일사오공 고불소 치약 제품과 마케팅 과정에서 자사 등록 상표와 유사한 표현을 사용해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경산업은 이에 대해 상표권 침해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오해 방지를 위해 관련 표현이 포함된 제품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회신한 바 있다.

    또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2부는 동국제약이 애경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침해금지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동국제약은 애경산업이 마데카 상표가 사용된 치약 제품을 출시해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애경산업에 1억7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한때 화장품 사업 호실적으로 성장세를 이어왔던 애경산업은 최근 실적 흐름이 인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6545억원, 영업이익 21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매출은 3.6%, 영업이익은 54.8% 감소했다. 4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손실 3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딜 클로징 시점이 다가오는 가운데 기업 경영 측면에서는 거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행정처분이나 수사가 현실화될 경우 태광산업은 애경산업 인수 직후 법적 리스크를 부담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재 기업 특성상 제품 안전성과 브랜드 신뢰 훼손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렵다"며 "인수 이후 태광산업이 감내해야 할 리스크의 범위와 속도를 어떻게 관리할지가 막판 협상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봤다.

    한편 태광그룹은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태광그룹측은 "제품 리콜 조치와 향후 당국의 행정처분이 브랜드 신뢰도와 애경산업의 실적에 미칠 영향을 면밀하게 점검할 계획"이라면서 "딜클로징과 관련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