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사용 억제·부담금으로 지역·공공의료 재투자" 비만 억제·질병 예방 등 국민 건강권 강화 등 긍적적 서민 물가 상승 부추기는 '슈가 인플레이션'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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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설탕에도 담배처럼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거론하면서 '설탕세' 논의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 대통령은 설탕세로 과도한 당 섭취를 억제하고 확보된 재원은 지역·공공의료 강화에 재투자하자는 구상을 내놨다.비만·당뇨 등 만성질환 급증과 지역 의료 붕괴라는 해묵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정책 수단으로 해석된다. 다만 '달콤한 세금'을 둘러싼 우려도 만만찮다. 설탕이 가공식품 전반에 활용되는 만큼 세금 부과가 서민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슈가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 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국민의 80%가 설탕세 도입에 찬성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올리며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 억제,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의료 강화에 재투자는 어떠시냐"라며 제안했다.청와대도 "설탕 섭취로 인한 국민 건강권 문제 및 지역·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재투자 재원으로의 활용 방안 등에 대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며 "참고로 국회에서 설탕세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설탕 부담금 도입을 통한 질병 예방 등 국민 건강권 강화 문제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먕했다.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담배에 부과하는 국민건강증진기금은 금연 교육 등 각종 국민건강관리사업에 사용된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모델을 염두에 두고 설탕이나 감미료 등 당류가 첨가된 청량음료 등 식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설탕 부담금을 제안한 것으로 해석된다.일명 '설탕세'는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가 도입을 권고해 현재 영국, 멕시코 등 약 120개국에서 시행 중이다. 당시 WHO는 비만과 각종 암, 심혈관 질병 질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들었다.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영국은 2018년부터 100ml당 5g 이상의 당이 들어간 음료에 '청량음료 산업 부담금'을 도입하면서, 기업들이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제품 담 함량을 자발적으로 낮추는 변화가 나타났다.멕시코는 2014년 1리터 당 1페소의 세금을 부과했고, 칠레는 당 함량에 따라 세율을 차등 적용하면서 고당료 음료 소비가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미국도 일부 도시서 소다세가 시행되면서 설탕이나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음료 소비를 억제하는 성과를 냈다.다만 설탕세가 모든 국가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낸 것은 아니다. 도입 초기에는 가격 부담으로 소비가 줄었지만 일정 기간 이후 다시 소비가 회복되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덴마크에서는 2011년 고열량 식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시행했지만, 국민들이 가격 부담을 피해 인근 국가로 원정 쇼핑을 떠나는 사례가 확산되면서 시행 1년 만에 정책을 철회했다. 영국의 경우도 정부는 5억파운드의 세수 확대를 기대했지만 2018년 4월부터 11월까지 설탕세 도입으로 인한 세수 증가는 1억5380만 파운드에 그쳤다.국내 여론은 우호적이다. 전날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이 국민 103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80.1%가 설탕세 도입에 찬성했다. 탄산음료 과세에는 75.1%, 과자·빵·떡류에는 72.5%가 찬성 의사를 보였다.설탕세 재원 활용처 선호도를 묻는 항목에서는 교육, 보건 분야 투자를 선호하는 응답이 두드러졌다. 학교 체육활동 및 급식 질 향상(87%), 노인 건강지원(85%), 필수공공의료 인력 및 시설 지원(82%), 저소득층 건강 지원(81%)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설탕세가 실제로 도입될 경우 음료와 가공식품 가격의 동반 상승으로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찮다. 특히 당류가 들어간 식픔을 많이 소비하는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을 지게 될 수 있는 만큼, 도입이 이뤄진다면 세금 설계 단계에서부터 취약층을 고려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2022년 보고서를 통해 "설탕이 많이 들어간 탄산음료는 가격 비탄력적(-0.533)이어서 세율이 높아야 정책 효과가 있다"고 했다. 설탕세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높은 세율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결국 세율을 높일 수록 가격 상승 폭도 커지는 만큼 소비자 부담 논란을 키울 수 밖에 없다.소득 수준에 따른 비만 발생률도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질병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소득 하위 20%의 비만 발생률은 38%로 상위 20%(31%) 대비 높았다. 저소득층의 비만 발생률이 높은 배경으로 싸고 접근성이 높은 고당 식음료를 자주 섭취하는 식생활이 꼽히는 만큼 저소득층일수록 정책 체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담배 사례를 놓고 보면 설탕세에 대한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담배에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면서 가격 인상 저항감에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인상된 가격 자체가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소비가 다시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독성이 강한 기호식품의 경우 단순한 가격 인상만으로는 장기적인 소비 억제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이 입증됐다는 평가다. 설탕 역시 섭취가 반복될 수록 의존성이 높아지는 특성을 가진 만큼, 설탕세도 초기 가격 충격 이후 소비 억제 효과가 점차 약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