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선사 LNG선 6척·2.2조원 발주 … 미국 LNG 수출 프로젝트 연동 수요 본격화LNG 수출 규제 완화·중남미 수요 확대 … 미국 중심 LNG 운송 체인 형성선가보다 신뢰가 갈랐다 … PF·납기·기술 기준에서 중국 밀린 이유
  • ▲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LNG운반선ⓒHD현대중공업
    ▲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LNG운반선ⓒHD현대중공업
    K조선이 연초부터 LNG선 수주 잭팟을 터뜨리고 있다. 글로벌 LNG선 시장에서 한·중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 중심 LNG 운송 체인 구축의 핵심 인프라를 한국 조선이 선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미주 지역 선사가 한국 조선 3사에 발주한 LNG 운반선은 총 6척, 약 2조2265억원 규모다. HD한국조선해양은 미주 지역 선사와 초대형 LNG운반선 4척을 1조4993억원에 계약했고, 삼성중공업은 버뮤다 선사로부터 LNG운반선 2척을 5억달러(약 7272억원)에 수주했다.

    해당 물량은 단순 상업용 스팟 운송이 아닌 미국 LNG 수출 프로젝트에 연계된 선복 수요로 해석된다. 미국은 에너지 주도권 확보를 위해 LNG를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며, 러시아·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동맹국 공급망 재편에 LNG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중단됐던 비FTA 대상 LNG 수출 허가가 재개되며 프로젝트 파이프라인도 다시 가동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의 LNG 수출 능력이 2024년 11.4Bcf/d에서 2029년 28.7Bcf/d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에 따른 LNG선 발주 수요는 2035년까지 약 417척으로 추산된다.

    미국산 LNG의 수출처는 카리브·중미·남미로 빠르게 다변화되고 있다. 중남미 지역은 전력 수요 증가와 가스 인프라 부족으로 LNG 수입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지리적 인접성으로 단거리·반복 운송이 가능한 서반구 LNG 운송 체인이 형성되고 있다. 한국 조선이 건조할 LNG선은 이 운송 체인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가격을 앞세운 중국 조선소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보험 요건이 까다로운 미주 LNG 프로젝트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미국 LNG 프로젝트는 대규모 초기 투자와 장기 회수 구조로 PF 방식이 일반적이며, 장기 오프테이크 계약을 전제로 액화 플랜트 가동 시점과 선박 인도 일정의 정확한 연동이 요구된다.

    이 과정에서 선박의 신뢰도와 중고선가 유지력은 금리 산정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업계에서는 한국 LNG선이 중국산 대비 금융 조달에서 유리한 조건을 적용받는 사례가 많다고 본다. 약 2억7000만달러 규모의 LNG선을 기준으로 금리 1%포인트 차이는 20년 운용 시 약 5400만달러(약 700억원)의 이자 비용 차이를 발생시킨다.

    기술 측면에서도 차이가 난다. LNG선은 인도 전 영하 163도의 액화가스를 주입하는 가스 트라이얼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데, 한국 조선사는 풍부한 수행 경험을 축적해 왔다. 반면 일부 중국 조선소에서는 이 과정에서 보완 요구나 인도 지연 사례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도가 6개월 지연될 경우 선주가 부담해야 할 용선료 손실은 300억~4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글로벌 표준인 프랑스 GTT의 멤브레인 화물창 기술을 적용한 한국산 LNG선은 금융·보험 측면에서도 신뢰도가 높다. 

    업계에서는 지정학적 변수를 제외하더라도, 금융·보험 비용과 운용 리스크를 합산하면 한국산 LNG선이 총소유비용(TCO) 측면에서 더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가 우세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