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 11.9조, 현대 10조·LS 5조 달해초고압변압기·배전반이 신규 수주 절반 차지관세·강달러 무풍지대… 2~3년치 일감 확보
  • ▲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수주 잔고가 11조9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뉴데일리
    ▲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수주 잔고가 11조9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뉴데일리
    국내 전력기기 3사의 수주잔고가 27조원을 넘어섰다. 효성중공업과 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이 미국 전력망 투자 확대에 힘입어 초고압변압기와 배전반 수주를 대거 확보하면서다.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발주가 몰리며 전력기기 시장은 '없어서 못 파는' 공급자 우위시장에 접어들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력기기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수주잔고를 쌓은 곳은 효성중공업이다. 효성중공업의 연말 기준 수주잔고는 약 11조9000억원으로, 빅3 가운데 최대 규모다. 중공업 부문을 중심으로 미국과 유럽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 수주가 이어지며 수주잔고가 가파르게 늘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들어 수주 증가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4분기 신규 수주만 1조9600억원 수준으로,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4분기 신규 수주가 1조813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약 81% 증가한 규모다. 신규 수주의 상당 부분은 초고압변압기와 배전반에서 나왔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 등 글로벌 초고압 전력기기 수주 확대에 따른 결과다. 

    효성중공업 측은 "미국 765kV 극초고압 전력망 구축 프로젝트 관련 수주 확보가 이뤄졌고 영국, 스웨덴, 독일, 스페인 등 유럽 전역 대상 수주 포트포리오를 확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 ▲ LS일렉트릭의 부산 사업장 2생산동 전경 ⓒLS일렉트릭
    ▲ LS일렉트릭의 부산 사업장 2생산동 전경 ⓒLS일렉트릭
    LS일렉트릭의 연말 기준 수주잔고는 5조15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초고압변압기(54%)와 배전반(21%)이 수주잔고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신규수주에서도 초고압변압기와 초고압GIS의 성장세는 78%나 됐다. 초고압변압기만 떼어놓고 보면 1조1800억원 규모의 수주고를 올렸다.  
    미국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가 수주로 직결되며 고부가 제품 중심의 수주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HD현대일렉트릭도 수주와 실적 모두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3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9조7760억원에 달한다. 매 분기별 증가 흐름을 감안하면 4분기 신규 수주 규모는 7000억원~8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연말 수주 잔고는 10~11조원 규모로 확대됐을 가능성이 크다. 

    수주 확대는 실적 개선으로도 이어졌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조9685억원, 영업이익 747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LS일렉트릭 역시 매출 4조962억원, 영업이익 4270억원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매출 4조795억원, 영업이익 9953억원을 잠정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22.8%, 46.8% 급증했다. 세 회사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들 전력기기사의 핵심 성장 배경은 미국 전력 시장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과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동시에 확대되면서 765kV급 초고압변압기와 대형 배전반 발주가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 업체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납기 대응력과 생산 경험을 갖춘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와 고환율도 수주에는 별다른 변수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확실한 공급자 우위시장이 형성되면서 가격보다 납기와 안정성이 우선돼 관세 인상분이나 강달러 부담이 판매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최소 2~3년치 일감을 확보한 만큼 전력기기 호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미국 전력 인프라 투자 기조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수주 가시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