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장벽 된 탄소 규제, 공급망 전체로 '대기업 주도 컨소시엄' 모델, 부족한 정부 지원시스템 구축 시급 … 중소기업 자생력 키워야
-
- ▲ 산업계 탈탄소 지원 사업 설명회.ⓒ김수한 기자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2026년 1월 본격 시행되며, 정부가 내놓은 탈탄소 지원책이 대기업에 관리 책임을 전가하는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정부는 지난 달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산업계 탈탄소 지원 사업 설명회'를 개최하고 올해 지원 사업의 핵심 방향을 공개했다. 이번 설명회에서 제시된 지원 방식은 주관 기업인 대기업이 협력사와 팀을 꾸려 신청하는 컨소시엄 모델을 주축으로 한다.정부는 올해 관련 예산을 재편하며 컨소시엄으로 선정된 기업에 최대 5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협력사의 탄소 배출량 산정, 저탄소 공정 도입 등 공급망 전반에 걸친 탄소 관리 시스템 구축을 지원한다.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사업 관계자는 "개별 기업 차원의 대응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며 "공급망 전체의 탄소 배출량을 산정하기 위해 올해부터 사업 구조를 공급망 위주로 개편하고 대기업 주도 상생 모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하지만 산업계에서는 지원 방식의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컨소시엄당 최대 50억 원의 지원금은 선정된 협력사를 지원하기에는 적절할 수 있으나, 대기업당 수백 개에 달하는 전체 공급망을 관리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대기업이 정부 지원 범위 밖의 나머지 협력사들까지 관리 책임을 떠맡게 되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
- ▲ ⓒ현대제철
특히 탄소 배출 비중이 높은 철강 업계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CBAM 본격 시행 시 국내 철강 업계가 부담해야 할 추가 비용은 연간 30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철강 업계에서는 정부의 지원 규모가 실제 소요 비용에 비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비용 상승과 전기로 도입 등 대규모 설비 투자가 겹친 철강사들은 공급망 전체의 관리 책임까지 떠맡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CDP와 BCG 분석에서 공급망 배출량은 기업 직접 배출량의 평균 26배 규모로 파악됐다. 이는 대기업이 자사 공정뿐만 아니라 방대한 협력사의 제조 현장 데이터까지 통합해서 관리해야 함을 의미한다.전문가들은 대기업의 인프라와 선의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중소기업 스스로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는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대기업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실질적인 유인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