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특별법 시행령' 구체적 보상 기준 없어 … 재건위에 넘긴 판단 권한전권 쥔 재건위 인적 구성 불균형 우려감 … 피해자단체 추천 몫은 1명뿐 지방의회, "산불피해 구제 실질 이행" 요구하는 대정부 촉구 건의안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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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4월 경북 안동시 산불로 주택이 다수 전소된 가운데, 뒤쪽에 이재민을 위해 마련된 임시주거시설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경북·경남·울산 지역을 휩쓴 초대형 산불 피해 복구에 속도를 내기 위해 마련된 '경북·경남·울산 초대형산불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이 지난달 29일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피해지역 주민들이 줄곧 요구해온 구체적인 보상 기준이 여전히 명확히 제시되지 않으면서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피해 규모에 걸맞은 보상이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크다.5일 산불특별법 시행령에 따르면 국무총리 소속의 '피해지원 및 재건위원회'는 피해자 지원과 지역재건 사업 방향을 심의하고 필요하면 자문단을 둘 수 있도록 했다.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총 15명 이내로 꾸려진다. 행정안전부·농림축산식품부·산림청 등 10개 관계 부처 고위공무원 7명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다. 나머지는 법률·의료·농업계 등 전문가와 피해자 단체·지자체가 추천한 인사들로 채워진다.피해 주민은 시행령 시행일로부터 1년 동안 피해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피해자 의견을 제도권에 반영하기 위해 피해자 10명 이상으로 구성된 단체가 위원회 심의 안건에 대해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정부는 산불 피해 구제를 위한 제도적 기틀이 마련됐다고 자평했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피해 지역 주민들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명확한 보상 기준이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핵심 판단 권한이 재건위원회에 맡겨지면서 보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박기 의성군산불피해주민대책위원장은 "보상기준은 두루뭉술하게 넘어간 채 실질적 결정 권한을 아직 구성되지도 않은 재건위원회에 넘겨버렸다"고 "15명으로 꾸려질 위원회에서 정부부처 당연직이 7명에 달하고 전문가집단마저 정부 입맛에 맞게 구성될 경우 정부 결정에 따르는 형식적 역할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현재 피해자단체에서는 위원회 구성에서 8명을 추천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피해자단체에 보장된 추천 인사는 1명에 불과하다. 전문가 추천권 중 일부를 피해자단체 측에 할애하겠다는 방침이나 어느정도까지 반영될지는 불투명하다.시행령은 지원범위를 넓혔다. 경제적 복구와 관련해 피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는 파손된 사업장의 건축물과 장비 복구비가 지원되며 폐기물 처리 비용도 포함됐다. 농·임·어업 피해는 시설과 장비는 물론 농기계까지 지원 대상이 확대됐고, 작물 피해복구와 수목 생육 저하 피해까지 포함됐다.또 산림투자선도지구로 지정될 경우 건폐율과 용적률을 120%까지 완화하고 공사·물품·용역계약에서 지역 기업을 우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지방소멸대응기금도 5%까지 우선 배분하도록 했으며 위험목 제거 사업의 절차와 보상 기준도 규정했다.하지만 피해지역 주민들은 보다 현실적인 보상기준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허승규 경북산불피해주민대책위원회 정책위원은 "특별법에서 '사회재난 구호 및 복구비용 부담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참고해 심의·의결하도록 돼 있는데, 해당 기준은 실제 피해를 반영에는 한계가 있다"며 "재건위원회에서 피해사실을 상정한 뒤 건별로 심의하는 구조인데, 정부가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로 보상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이번 시행령에 그치지 않고 정책 사업을 통해서도 산불 피해 지역의 일상 회복을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농식품부의 농촌주택개량사업에 적용되는 1가구 2주택 제한을 산불 피해 지역에 한해 한시적으로 예외로 인정하는 등 보다 유연한 정책 적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피해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이어지면서 지방의회도 정부를 상대로 한 집단적 대응에 나설 움직임이다. 안동시의회는 '경북·경남·울산 초대형산불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 이후 실질적 이행과 보완을 촉구하는 대정부 촉구 건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특별법이 제정·공포되고 시행령이 시행됐지만 지원 내용의 미흡함과 재건위원회 심의·의결에 대한 불신, 지원급 지급까지 장기간 소요될 수 밖에 없는 절차, 피해 사각지대 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안동시의회는 ▲재건위원회 상설화 ▲재건위원회 위촉직 위원에 피해자단체가 추천한 인사로 최대한 위촉하는 등 구성·운영에 피해주민 실질적 참여 보장 ▲기존 법령의 한계를 넘어서는 실질적 보상기준 적용 ▲피해 조사 결과에 대비한 정부 예산의 선제적 확보 ▲주무부처를 중심으로 한 기존 정책사업의 확대·보완 등을 촉구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