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위원 확대 … '3%룰' 최대주주 영풍 제동'집중투표제'로 양측 전략적인 표 배분 고심고려아연 이사회 구도 10대5 최적 시나리오 구상
  • ▲ 2025년 3월 28일 서울 몬드리안 호텔에서 제51기 고려아연 정기주총이 열리고 있다.ⓒ뉴데일리
    ▲ 2025년 3월 28일 서울 몬드리안 호텔에서 제51기 고려아연 정기주총이 열리고 있다.ⓒ뉴데일리
    고려아연과 영풍 간 경영권 분쟁은 3년째 이어지고 있다. 법적 공방과 갈등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본질은 ‘경영권’ 다툼이다. 최대주주인 영풍은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고려아연은 이를 견제하며 독립 체제 유지를 목표로 한다. 양측 지분율이 팽팽한 만큼 승부는 결국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지지를 누가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주총을 앞두고 양측 모두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본지는 고려아연과 영풍이 각각 주총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전략적 시나리오와 최종 승부를 가를 국민연금, 소액주주 등 표심의 향방을 총 3편으로 짚어본다.<편집자주>

    오는 24일 열리는 고려아연 주주총회는 시작부터 긴장감이 감돌 전망이다. 현재 MBK·영풍과 최윤범 회장 측 지분율은 각각 약 40%로 팽팽하다. 최 회장 측은 미국 정부·투자자와 합작한 크루서블 JV를 통해 지분율(10.6%)을 끌어올리며 전열을 정비했다.

    ◇감사위원 확대 … ‘3%룰’에 묶인 최대주주 영풍

    고려아연이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이번 주총에서 감사위원 2인 확대와 이사 5인 선임안건이 모두 가결돼야 한다. 이는 곧 이사회 구도가 안정적으로 완성돼 별도의 추가 조치가 필요 없는 상황을 의미하며, 고려아연이 그리는 ‘최적 시나리오’다.

    양측의 첨예한 대립은 ‘분리선출 감사위원 2인 확대’와 ‘이사 수 5인 또는 6인’ 안건이다. 고려아연은 감사위원 2인 확대, 이사수 5인 선임을, 반면 MBK·영풍 측은 감사위원 2인 반대와 함께 이사 수 6인 선임을 내세운다.

    개정 상법에 따라 2026년 9월까지 감사위원 2인을 분리선출해야 한다. 최대주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되기 때문에 최대주주인 영풍·MBK 측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안건이 가결될 경우 고려아연 측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정관을 개정하려면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점은 변수다.

    ◇이사 5인 선임, 최윤범 회장 재선임 쟁점

    고려아연의 의도대로 감사위원 확대 안건이 가결되면 다음 승부처는 ‘집중투표에 의한 이사 선임’ 안건이다.  

    양측이 치열하게 수 싸움을 벌이는 이유는 이사회 우군 확보 때문이다. 고려아연의 이사 수 상한은 19명이지만, 현재는 직무정지된 4명을 제외하고 15명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이사회 구도는 11명(최윤범 회장 측) 대 4명(영풍·MBK 측)이다. 

    이 가운데 최윤범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을 포함한 사내·사외이사 6명의 임기가 동시에 만료된다. 최 회장 측 만료 인사는 5명, 영풍·MBK 측은 1명이다. 이번 주총에서 채워질 6석이 향후 이사회 주도권을 좌우할 핵심 열쇠다.

    이번 주총에서는 ‘집중투표제’가 적용되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집중투표제는 주주가 보유한 의결권을 특정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는 제도로, 일반적인 이사 선임 방식과 달리 전략적인 표 배분이 가능하다.

    현재 이사 후보는 총 7명이다. 고려아연 측이 3명을 추천했고, 영풍·MBK 측에서는 당초 5명을 추천했지만 1명이 개인 사정으로 사퇴하면서 최종적으로 4명이 후보에 올랐다. 이 가운데 다득표 순으로 상위 6명이 이사로 선임된다.

    고려아연은 이사 5인 선임안을 통해 이사회 구도를 10대5로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최윤범 회장 포함한 2명의 추천 이사후보와 크루서블 JV가 추천한 월터 필드 맥라렌 후보를 같은 진영으로 묶어 총 3명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감사위원 1명까지 포함하면 최대 4석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고려아연 측 4명, 영풍·MBK 측 2명이 선출돼 최종적으로 10대5 구도가 형성된다.

    최윤범 회장 재선임 여부도 최대 쟁점이다. 영풍·MBK 측은 경영 능력을 문제 삼으며 반대하지만, 고려아연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2324억 원을 기록한 사상 최대 실적과 미국 테네시 제련소 프로젝트의 연속성을 근거로 주주들의 지지를 끌어 모으고 있다.
  •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뉴데일리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뉴데일리
    ◇국민연금, 캐스팅보트 … 주주가치 제고 카드

    현재 의결권 기준으로 영풍·MBK 연합은 42.1%, 최 회장 측은 38.8%를 확보했다. 격차는 3.3%포인트에 불과하다. 국민연금(4.9%)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5.1%)은 의결권 행사 가능성이 낮아 국민연금의 선택이 더욱 중요하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최 회장 측에 우호적으로 표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는 MBK가 최대주주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고려아연 측은 고려아연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영풍·MBK 연합을 향해 ‘적대적 M&A’ 시도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려아연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분기 배당 재원 확보 방안을 내놨다. 임의적립금 9176억 원을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안건을 제시했다. 이는 영풍·MBK가 제안한 3924억 원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 ▲ 2025년 고려아연 정기주총장 앞 MBK의 적대적 M&A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의 모습ⓒ뉴데일리
    ▲ 2025년 고려아연 정기주총장 앞 MBK의 적대적 M&A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의 모습ⓒ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