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글로벌 마케팅 담당자 이병찬 책임, 김수정 선임, 윤이정 주임 인터뷰40주년 맞은 신라면, 글로벌 마케팅에 본격 드라이브… "식품 마케팅 아닌 문화 마케팅""글로벌 공급망 확충으로 글로벌 마케팅도 본격화… '케데헌'과의 협업은 큰 전환점""신라면이 세계인의 소울 푸드 되는 그 날까지, 매콤함 뒤에 찾아오는 행복 전파할 것"
  • ▲ (좌측부터) 농심 디지털마케팅팀 이병찬 책임, 김수정 선임, 농심 마케팅기획팀 윤이정 주임. ©서성진 기자
    ▲ (좌측부터) 농심 디지털마케팅팀 이병찬 책임, 김수정 선임, 농심 마케팅기획팀 윤이정 주임. ©서성진 기자
    농심이 달라졌다. 지난 40여년 간 대표제품 신라면의 '맛'과 '품질'을 강조하는 마케팅에 주력해왔다면, 이제는 브랜드 역사상 최초의 앰배서더 선정,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와의 협업, 미국 간판 토크쇼 진출 등 글로벌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 

    그 바탕엔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을 넘어, 이제는 '먹고, 보고, 즐기는 신라면'으로 전 세계인의 소울푸드가 되겠다는 야심찬 포부가 깔려 있다. 

    브랜드브리프는 농심의 글로벌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디지털마케팅팀의 이병찬 책임과 김수정 선임, 마케팅기획팀의 윤이정 주임을 만나 농심의 글로벌 마케팅 전략에 관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농심이 글로벌에서 주목받는 큰 계기가 됐던 것은, 지난해 초 블랙핑크 제니가 미국 토크쇼 '제니퍼 허드슨 쇼'에 출연해 바나나킥과 새우깡 등 농심의 대표 스낵 제품을 '가장 좋아하는 과자'라고 소개한 것이 시작이었다. 광고나 협찬, PPL(간접광고)이 아닌, 순수한 오가닉 콘텐츠로 농심은 단숨에 세계적인 화제를 끌어 모았다. 
  • ▲ 가수 제니가 '제니퍼 허드슨쇼'에 출연해
    ▲ 가수 제니가 '제니퍼 허드슨쇼'에 출연해 "가장 좋아하는 과자"라며 바나나킥을 소개하는 모습. ©제니퍼 허드슨쇼 영상 캡처
    이병찬 책임은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채끝살 짜파구리'와 제니의 '바나나킥' 언급 등 하룻밤 안에 생각지 못한 엄청난 관심을 받게 됐다"며 "이처럼 브랜드에 갑작스러운 긍정적 이슈가 발생했을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데이션을 취합해 빠르게 이슈에 대응하는 것이다. 과거 '채끝살 짜파구리' 이슈 때는 대응하는데 일주일 이상 걸린 반면, 이번 제니 이슈는 거의 실시간으로 자체 콘텐츠를 만들어 바이럴에 동참하는 등 내부적으로 빨라진 속도를 체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농심은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우연한 행운을, 확실한 기회로 만들기 위해 전에 없던 선제적 마케팅을 전 세계 곳곳에서 선보이기 시작했다. 

    넷플릭스 '케데헌'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신라면'과 '새우깡' 패키지에 캐릭터 디자인을 입히고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쳤으며, 브랜드 최초의 앰배서더로 '에스파'를 선정해 영국 피커딜리 서커스에 대형 옥외광고와 현장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또, 미국 인기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에 신라면의 매운 맛을 단막극 형식의 콩트로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세계 3대 얼음축제(하얼빈 빙설제, 삿포로 눈축제, 퀘벡 윈터 카니발)에서 문화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기존에 시도해보지 않았던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지난해 3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 법인을 설립하고 부산 녹산에 수출 전용 공장을 착공하면서 물리적 기반이 마련됐고, 여기에 신동원 회장과 조용철 대표를 비롯한 농심 주요 경영진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농심의 글로벌 마케팅은 더욱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 ▲ 농심 디지털마케팅팀 이병찬 책임. ©서성진 기자
    ▲ 농심 디지털마케팅팀 이병찬 책임. ©서성진 기자
    이 책임은 "농심의 글로벌 공급망이 확충되면서, 마케팅 전략 또한 기존 맛과 품질 위주에서 선제적이면서도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하게 됐다"며 "특히 가장 큰 전환점을 가져온 것은 '케데헌'과의 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케데헌' 공개 당시, 영화 속 주요 캐릭터들이 신라면과 새우깡을 먹는 장면이 화제가 되면서 '농심의 강제 해외 진출'이라는 밈(meme)이 돌았다. 농심은 이번엔 이슈 대응 차원에서 한발 더 나아가, 넷플릭스와의 글로벌 마케팅 협업이라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김수정 선임은 "넷플릭스, 미국 월마트 등 글로벌 대형 기업들과 협업하면서 농심이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게 됐다"며 "'케데헌'과의 협업 이후 다양한 기업과 브랜드로부터 협업 제안이 쏟아지고 있는 것도 마케팅 측면에서의 큰 변화"라고 덧붙였다. '케데헌'과의 성공적인 협업 이후, 다른 브랜드들이 먼저 찾는 브랜드가 됐다는 것이다. 
  • ▲ '케이팝 데몬 헌터스' 공동 연출자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 아내 SNS에 등장한 '신라면'. ©인스타그램 캡처
    ▲ '케이팝 데몬 헌터스' 공동 연출자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 아내 SNS에 등장한 '신라면'.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케데헌'이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받으면서 농심은 또 한번 함박 웃음을 지었다. '케데헌'의 공동 연출자인 크리스 아펠한스가 시상식장에서 신라면을 먹는 모습이 이목을 집중시켰기 때문이다. 지난해 내수 둔화에도 불구하고, 농심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해외법인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전체의 30%를 넘기면서 '케데헌' 효과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병찬 책임은 "IP(지적재산권) 기반 문화 마케팅의 파급력을 내부적으로 크게 느끼고 있다"며 "문화 마케팅은 단순히 신라면을 맛 볼 수 있는 부스나 체험 샘플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삶과 맥락에 녹아듦으로써 신라면을 먹고, 보고, 즐기는 하나의 문화로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이정 주임은 "런던 피커딜리 서커스에서도 옥외 광고 송출에만 그치지 않고,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현지 스태프들이 산타와 요정으로 변신해 신라면 카트를 끌고 다니며 가족 사진을 남겨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며 "사진 속에 광고 화면과 신라면 카트, 가족들의 행복한 순간을 함께 담아 잊혀지지 않을 추억으로 선물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선임은 "해외 마케팅은 각 국가의 문화적 맥락에 맞게 설정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다"며 "한 예로, 중국 하얼빈 눈 축제 문화 마케팅을 진행할 때 티징 콘텐츠에서 주인공 남성이 중국의 인기 간식인 탕후루를 먹다가 '에스파'가 새겨진 신라면 봉지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형 얼음 조형물을 발견하는 내용을 담았다. 각국의 문화적 배경과 맥락을 이해하고 반영한 콘텐츠가 훨씬 더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 ▲ 농심 마케팅기획팀 윤이정 주임(좌), 농심 디지털마케팅팀 김수정 선임. ©서성진 기자
    ▲ 농심 마케팅기획팀 윤이정 주임(좌), 농심 디지털마케팅팀 김수정 선임. ©서성진 기자
    농심이 이처럼 '문화' 코드를 글로벌 마케팅의 핵심 축으로 삼은 것은 대표 제품 '신라면'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다. 국내 라면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신라면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출출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음식, 한국인의 소울 푸드, 한국인들의 해외 여행 필수품으로 꼽힌다.

    이병찬 책임은 "해외 여행을 하면서 아무리 맛있는 맛집을 돌아다녀도 마지막엔 얼큰한 라면 한 그릇을 떠올리게 된다. 해외 슈퍼마켓에서 신라면을 발견하면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것 같은 반가움이 들기도 한다"며 "신라면의 맛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이러한 문화적 정서를 전 세계 소비자들도 똑같이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수정 선임은 "식품 마케팅을 넘어 문화 마케팅으로 K-식문화를 전파하고 글로벌 소비자들이 '라면 하는 농심이지!'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책임은 "먹으면서 위로 받는 음식, 또 찾게 되는 음식으로 신라면이 전 세계인의 소울 푸드가 되는 그 날까지, 농심은 소비자들에게 '매콤함 뒤에 찾아오는 행복'을 다채롭게 전파해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농심은 올해 신라면 40주년을 맞아 상반기 대대적인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넷플릭스 '케데헌'과의 협업, 브랜드 앰배서더 '에스파'와의 광고 캠페인도 연중 이어나갈 계획이다.
  • ▲ (좌측부터) 농심 디지털마케팅팀 이병찬 책임, 김수정 선임, 농심 마케팅기획팀 윤이정 선임. ©서성진 기자
    ▲ (좌측부터) 농심 디지털마케팅팀 이병찬 책임, 김수정 선임, 농심 마케팅기획팀 윤이정 선임. ©서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