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직접 계란 산지가격 조사·발표'고무줄 가격' 막는 표준계약서도 도입 돼지고기 수입선 확대로 가격 협상력 제고유통채널 '뒷돈' 요구 등 불공정거래 집중 점검
  • ▲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계란을 고르고 있다.ⓒ뉴시스
    ▲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계란을 고르고 있다.ⓒ뉴시스
    정부가 계란과 돼지고기 유통구조 개편에 나선다. 가격 담합과 불투명한 거래 체계, 유통 구조 왜곡 등으로 가격이 불안정해지자 관리·감독을 대폭 강화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6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계란·돼지고기 유통구조 개선 및 관리강화 방안'을 보고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월 30일 산란계협회가 계란 가격 담합을 했다고 보고 심사보고서를 송부했다. 정부는 계란 유통물량이 부족할 때는 웃돈을 요구하고 과잉 시에는 사후정산으로 농가에 할인을 요구하는 등 거래 체계가 불투명하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이 반복되며 계란 수급과 가격이 불안정한 구조도 이어졌다. 

    정부는 우선 계란 가격 담합에 엄정 대응에 나선다. 공정위 제재가 확정되면 계란 산지가격 담합을 주도한 업체·협회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을 배제하고 설립 허가 취소도 검토한다. 

    또 가격 결정 구조 개선을 위해 가격 담합 원인인 산지 계란가격 정보를 공공기관에서 제공할 방침이다. 정부가 지정한 기관 외에 가격 조사·발표를 제한하고 전문 연구기관이나 공공기관을 통한 산지가격 조사·발표를 추진한다. 정부와 농가, 유통인의 추천으로 구성된 '계란 가격 조사위원회'를 설치해 조사·발표된 산지가격에 대한 적정성 검증에 나선다. 거래 관행 개선을 위해 가격, 규격, 기간, 손상비율 등이 포함된 '표준거래계약서' 작성을 제도화한다. 

    연례적으로 가축질병이 발생하고 연평균 4.3% 이상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해 산란계 사육시설의 추가 확보도 검토한다. 농가 케이지 사육면적을 확대해 연간 하루 100만개씩 추가로 확보해 5년 후에는 하루 500만개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고병원성 AI 발생 위험이 적은 강원, 충북, 경북, 경남 등으로 이전 및 신규 조성도 추진한다. 민간 업체의 보관 시설에 계란 가공품을 비축해 수급 조절에 활용할 수 있는 '계란 가공품 비축 사업' 추진도 검토한다. 계란 가격 하락시 액란으로 가공·보관해 산지가격을 지지하고 고병원성 AI 발생 등으로 가격 상승 시 방출해 가격 안정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연간 2000만톤 수준으로 구매·비축하고 보관 비용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 앞서 공정위가 지난 12일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돼지고기 가공·판매사업자 9곳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31억6500만원을 부과하고 6곳은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공정위의 가격 담합 등 제재 업체에 대해 우수축산물 유통센터 지원, 축산물 브랜드 경영체 지원 등 정책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또 뒷다리살(후지) 재고 과다 장기 보유 의혹과 관련해선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돼지고기 가공물량 상위 6개 업체 재고량 등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특히 현장 점검 과정에서 유통채널에서 입점 업체에 계약 외 추가 장려금 요구로 인한 유통비용 증가 등의 문제제기가 이뤄짐에 따라 불공정거래 점검팀에서 조사를 검토하기로 했다. 

    인위적 가격조정 여부에 대한 업체의 입장을 듣고, 수집자료 분석과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조치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도매가격 대표성 확보를 위해 기존 10개소인 도매시장을 12개소 이상 확대하고 경매물량도 지난해 4.3%에서 2030년 1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경락가격 외 농가·가공업체 간 거래·정산 가격정보를 조사·공개할 수 있도록 법제화도 추진한다. 

    돼지고기 공급량 확대를 위해 돼지 출하체중을 115kg에서 120kg으로 상향을 검토한다. 120kg으로 상향하면 돼지고기 공급량이 4.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겹살 지방 비율 조정 등과 연계해 돼지고기 등급 판정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단기 연구용역도 7월까지 추진한다. 

    수입 소고기 의존도가 미국과 호주에 집중된 만큼 수입선 다변화로 가격 협상력을 제고하고 수급과 가격 안정을 도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