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2부제 겹치며 전기차 수요 급증 전망하이브리드 규제 포함 … 전기차 반사이익지난달 현대차·기아 EV 판매 두 배 성장충전요금 인하까지 … 전기차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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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차 충전소. ⓒ연합뉴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정부가 차량 운행 제한 조치를 대폭 강화하면서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살아나고 있다. 고유가와 규제가 동시에 작용하며 이른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돌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1일 ‘에너지절약 추가 조치’를 발표하고, 오는 8일부터 공공기관 승용차 5부제를 2부제(홀짝제)로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홀수일에는 차량번호 끝자리가 홀수인 차량만, 짝수일에는 짝수 차량만 운행이 가능하다.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에는 기존대로 5부제가 적용되며, 민원인 차량에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업계에선 기존 5부제에서 포함됐던 경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이 이번에도 규제 대상에 포함된 반면, 전기차는 운행 제한에서 제외되면서 관련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친환경차 내에서도 전기차에 유리한 정책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정부가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격상한 상황에서,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큰 차량 중심으로 정책을 재편한 것으로 풀이된다.이 같은 정책 변화는 이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합산 전기차 판매량은 2만3996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2169대) 대비 약 두 배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차는 7809대로 전년 대비 38% 늘었고, 기아는 1만6187대로 148.6% 급증했다.1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양사의 전기차 판매량은 5만334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차종별로는 현대차 ‘아이오닉5’가 2410대로 브랜드 내 최다 판매를 기록했고, 기아에서는 ‘EV3’가 4468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고유가로 인해 연료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전기차의 유지비 경쟁력이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완성차 업계는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에너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기아·제네시스는 전기차 신규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초고속 충전망 ‘이-피트(E-pit)’ 요금을 1kWh당 199원에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이는 환경부 급속 충전 요금(347.2원) 대비 40% 이상 저렴한 수준으로, 고유가 시대에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전략이다.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까지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글로벌 시장에서도 전기차 수요 회복 조짐은 뚜렷하다. 테슬라는 유럽 시장에서 3월 한 달 동안 판매량이 약 세 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의 친환경 정책과 에너지 비용 상승이 맞물리며 전기차 수요가 다시 확대되는 흐름이다.업계에선 고유가와 운행 규제라는 이중 요인이 전기차 시장에 강력한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으로 연료비 부담이 커진 데다 차량 2부제까지 시행되면서 전기차의 경제성과 활용도가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며 “그동안 주춤했던 전기차 수요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