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고유가 당분간 지속될 듯원·달러 환율 1520원까지 치솟아4월, 여름 성수기 예약률 저조할 듯
  • ▲ 인천공항 자료사진. ⓒ뉴데일리
    ▲ 인천공항 자료사진. ⓒ뉴데일리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3배 이상 올린 국내 항공사들이 고유가·고환율 장기화 조짐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장 기대와 달리 이란전 종전 선언 대신 "필요하면 다시 타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고유가·고환율 시대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 성수기 장거리 예약이 시작되는 4월 수요 흐름까지 흔들릴 경우 2분기 실적 방어는 물론 하반기 실적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항공업계 전반에 확산하고 있다.


    ◆ 종전 시그널 없고 '재타격' 언급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시장이 기대했던 '종전 시그널'과는 결이 달랐다. 미국이 이란에서 비교적 이른 시점에 개입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언급했지만 필요 시 특정 목표물에 대한 재타격 가능성을 열어두며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지 않았다. 외신들은 이를 사실상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압박 카드로 해석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나 중동 영공 제한 해제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빠지면서 원유 시장은 공급 차질 가능성을 다시 경계하는 분위기다.

    이 여파로 국제유가는 다시 오름세를 보일 조짐이다. 브렌트유는 종전 기대가 반영되며 장중 배럴당 100달러선 초반까지 내려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군사 옵션 발언 이후 하락 폭을 반납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유가가 다시 100달러선을 웃돌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항공업계로선 유류비가 전체 영업비용의 30% 안팎을 차지하는 만큼 유가의 높은 변동성 자체가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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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공항 자료사진 ⓒ뉴데일리

    ◆ 고환율, 고유가 당분간 지속

    이미 비용 부담은 소비자 가격에 고스란히 전가됐다. 대한항공의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3배 넘게 뛰었다. 인천발 뉴욕·시카고·워싱턴 등 미주 장거리 노선은 왕복 유류할증료만 60만6000원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도 일제히 할증료를 높인 상태다. 항공권 총액에서 유류할증료 비중이 급격히 커지면서 장거리 수요 둔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환율 부담 역시 실적의 또 다른 변수다. 중동 리스크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1520원까지 다시 치솟았다. 항공사는 유류비뿐 아니라 리스료, 정비비, 보험료 상당 부분을 달러로 결제한다. 고유가에 고환율까지 겹친 현 구조는 항공업 수익성에 가장 불리한 조합으로 꼽힌다. 대한항공이 비상경영까지 선포하며 현 상황에 적극 대응하고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영공 리스크도 여전하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중동 하늘길 정상화를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나 주요 영공 통제 해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사들의 유럽·중동 노선 우회 운항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비행시간 증가에 따른 연료 추가 소모, 승무원 체류비 부담 등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처럼 장거리 비중이 높은 대형항공사(FSC)의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 여름 성수기 예약 어쩌나 

    업계가 가장 민감하게 보는 지점은 4월 예약 흐름이다. 이달은 여름 성수기 미주·유럽 노선 예약이 본격적으로 들어오는 시기다. 이 시점에 유류할증료 급등과 지정학적 불안이 겹치면 소비자들이 예약을 미루거나 단거리 노선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비즈니스석과 프리미엄 이코노미 판매 비중이 높은 장거리 노선은 수요 변화가 곧 수익성으로 직결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기대한 것은 종전 선언과 해협 정상화 시그널이었는데 이번 메시지는 오히려 유가와 환율 불확실성을 더 오래 끌고 갈 가능성을 키웠다"고 밝혔다. 

    이어 "4월 유류할증료가 이미 3배 수준으로 오른 상황에서 이 흐름이 5월까지 이어지면 성수기 회복 속도도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고 말했다.